두산 베어스 장원준(37)은 2010년대 KBO리그 대표 좌완투수 중 한 명이었다.
현역 최다승(129승)을 기록 중인 데서도 잘 드러난다.
그러나 2018년부터 내리막길이다.
지난해까지 4년간 3승9패, 평균자책점(ERA) 9.46으로 부진했다.
2019년부터는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탓에 입지가 크게 좁아졌다.
2015시즌을 앞두고 4년 총액 80억 원에 계약한 뒤에는 프리에이전트(FA) 권리조차 행사하지 못했다.
2021시즌 후에도 FA 권리 행사를 포기했고, 연봉은 5000만 원까지 깎였다.
그야말로 백의종군의 자세로 올 시즌을 준비 중이다.
그러다 보니 12일 시범경기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 선발등판은 꽤나 부담스러운 무대였다.
그러나 흔들리지 않았다. 관록이 느껴졌다. 결과는 2이닝 1안타 1볼넷 2삼진 무실점.
이정후, 이용규, 야시엘 푸이그 등 키움이 자랑하는 강타선을 상대로 거둔 성적이라 의미가 컸다.
직구 최고구속은 138㎞로 한창 좋았을 때와 비교해 느렸지만,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커브 등 본인의 구종을 100% 활용하며 부활의 가능성을 엿보였다.
두산 김태형 감독도 넌지시 기대감을 내비쳤다. 13일 고척 키움전을 앞두고
“(장)원준이가 겨우내 준비를 잘한 것 같다. 공이 한창 좋았을 때까진 아니지만,
변화구 등 모든 면에서 생각보다 괜찮았다”고 밝혔다.
19년차의 노하우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치다. 김 감독도 장원준의 관록에 주목했다.
그는 “과거와 같은 스피드를 바라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경기운영능력 등에 기대하고 있다”며 “원준이가
뭔가를 해줘야 할 상황이 있다. 어제(12일)처럼 차분하게 어려운 상황에서 중간 역할을 잘 이어갈 수 있다.
충분히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기대했다. 이어 “체인지업과 백도어 슬라이더도 던질 수 있는 투수다.
우타자를 상대로도 크게 문제없을 것”이라고 믿음을 숨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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