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뛰다가 2021시즌

 KBO리그에서 첫 해를 보낸 추신수(SSG·40)는 야구장 환경도 바꿔놨다.

추신수는 시즌 초부터 원정팀을 위한 각 구장 시설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특히 건립한 지 40년이나 된 잠실구장의 노후된 환경에 대해서는 쓴소리를 참지 않았다. 

그는 “한 경기를 위해 모든 것을 쏟아 부어야 하는데 몇 명의 

선수가 그렇게 준비할 수 있을까 싶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 한 마디는 잠실구장 개선에 영향을 줬다. 

시즌을 마친 뒤 잠실구장은 12월부터 대대적으로 공사에 착수했다.

 2022시즌부터는 원정 팀 선수들도 더 넓어진 라커룸에서 경기를 준비할 수 있게 됐다.

추신수가 환경을 바꾼 건 프로 무대 뿐만이 아니다. 

그는 아마추어 야구팀의 환경 개선에도 도움을 줬다.

지난해 연봉 27억원을 받고 SSG 유니폼을 입은 추신수는 그 중 10억원을 사회공헌활동에 

기부하는 ‘드림랜딩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모교인 수영초(1억원),

 부산중(2억원), 부산고(3억원)에 야구 장학금을 전달했다.

특히 부산고는 추신수의 기부금 덕분에 실내 훈련장과 LED 조명탑 설치를 할 수 있게 됐다.

 추신수의 기부금에 교육청 예산까지 합쳐지게 되면서 운동장에도 인조 잔디가 깔렸다. 

12월부터 시작된 공사는 최근 완료됐다. 덕분에 부산고 선수들은 날씨에 관계없이 훈련을 할 

수 있게 됐고 부상 위험도 줄어들게 됐다. 실내 훈련장은 ‘추신수관’이라고 

이름이 지어지고 외벽에는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던 추신수의 얼굴이 새겨진다.

추신수의 모교 기부는 후배들에게도 동기부여가 됐다. 추신수가 지난해 9월 부산 경기가

 있던 시기에 겸해서 부산고를 방문했는데 후배들이 그를 선망하는 눈빛으로 바라보며 꿈을 키웠다.

부산고 야구부는 1947년 창단한 뒤 경남 지역을 대표하는 명문으로 발돋움했다. 

양상문, 김민호, 박동희, 마해영, 염종석, 손민한 등을 배출했고 현역에 

있는 선수들 중에서는 장원준(두산), 손아섭(NC) 등이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명성이 예전같지 않다. 부산고는 옛 명성을 되찾기위해 2020년부터 박계원 전 

SK 코치를 감독으로 선임했다. 부산 대연초-부산중을 거친 박 감독은 1985년 부산고에 입학해 프로

 무대의 꿈을 키웠다. 이어 고려대를 나와 1992년 롯데에 입단했고 쌍방울, 해태, 

SK(현 SSG) 등에서 뛰었다. 2002년 SK에서 선수 생활을 마친 박 감독은 2004년부터 SK, 롯데, 

KT 등에서 작전·주루, 수비 코치 등을 역임했다. 2018년에는 SK 루키팀 수비·작전 코치의 역할을 맡았다.

박 감독의 지도 경험에 환경까지 갖추게 된 부산고는 올해에는 

야구 명문이라는 수식어를 되찾고자 하는 의지가 더 강해졌다.

박 감독은 모교까지 지원해준 추신수를 향해 고마움을 표했다. 그는 “추신수가 수영초등학교 시절,

 당시 야구부 감독이 친구라서 종종 놀러갔다. 그 때 ‘물건될 만한 아이들이 

있다’고 했는데 그 중 하나가 추신수였다”며 옛 기억을 떠올렸다.

추신수는 올해에도 SSG 유니폼을 입고 뛴다. 그는 지난달 12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작년에 KBO리그에서 뛰면서 한국야구에 도움이 될 만한게 뭐가 있을지 생각했다. 

언제까지 야구를 하게될지 모르겠지만 환경이라던지 후배들이 야구를 잘할 수 있게 도움을 주고 싶은

 목표가 생겼다. 그래서 1년을 더 뛰게 됐다”고 밝혔다. 올해에는 또 

어떤 환경을 개선시킬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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