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돔이 너무 예쁘고 멋지다.

 동료들과 함께 팬들 앞에서 멋진 경기를 보여드리고 싶다."

기분이 좋으면 익숙한 풍경도 새삼 달라 보이는 모양이다. 

첫 안타를 신고한 야시엘 푸이그(32·키움)가 뜬금없이 홈구장 고척돔 찬양을 했다.

푸이그는 1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KBO리그 시범경기에서 5회말 세 번째 

타석에서 2루타를 때려냈다. 시범경기 다섯 번째 타석 만에 나온 안타였다. 

키움은 푸이그의 안타와 이정후의 선제 1타점 적시타 등을 묶어 두산에 5-1로 승리했다.

당초 푸이그는 이날도 두 타석만 소화할 예정이었다. 전날(12일) 오른쪽 어깨에 담 증세가 있었고

 아직 약간의 불편함으로 남아있었기 때문. 하지만 5회초 세 번째 타석에서도 푸이그의 모습이 보였다.

경기 후 인터뷰에 따르면 선수 본인이 자청한 것이었다. 

앞선 두 타석의 타구질을 생각하면 그럴 만했다. 

전날 삼진 두 번으로 맥없이 물러난 것과 달리 이날 푸이그는 차분히 

3볼까지 골라낸 끝에 두 타석 모두 중견수 뜬 공을 만들어냈다.

결국 세 번째 타석에서 바뀐 투수 김지용을 상대로 깨끗한 좌익수 쪽 2루타를 뽑아냈다. 

야구팬들에게 잘 알려진 세리머니를 마침내 선보였고 대주자 박찬혁과 교체해 

들어오면서도 미소가 가득했다. 키움 더그아웃은 그의 첫 안타에 선수, 

코치 가릴 것 없이 격렬하게 반겼다.

이 광경이 그에게는 꽤 기분이 좋았던 것 같다. 중계화면 속 푸이그는 선수들이 옆에 있는 공을 첫

 안타 공인 것처럼 주는 장난도 잘 받아쳤다. 곧장 퇴근해도 되는 상황(시범 경기 중 교체돼 경기를

 마무리한 선수는 일찍 퇴근도 가능하다)에도 더그아웃에 남아 선수들과 농담을 주고 받았다.

경기 후 그는 "오늘 첫 안타를 치게 돼 매우 기분이 좋다. 더그아웃에서 선수뿐 아니라 동료들,

 코치님들이 나보다 더 좋아해 줘서 나도 흥이 난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지금은 경기 결과보다 공을 많이 보려고 하고 있다. 

한국 투수들의 스타일, 스트라이크존 적응에 적응하고 있다. 

지난해보다 스트라이크존이 커졌다고 하는데 상대 투수들도 

거기에 맞게 좋은 공을 던지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백미는 다음에 이어지는 말이었다. 푸이그는 "고척돔이 너무 예쁘고 멋지다. 

동료들과 함께 팬들 앞에서 멋진 경기를 보여드리고 싶다"면서 팬들과 만남을 기약했다. 

야구팬들에게 익숙한 '흥 넘치는' 푸이그가 안타 하나에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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