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가 운명을 갈랐다. 13일 부산 기장군 현대차드림볼파크에서 열릴 예정이던 제9회

 전국명문고야구열전(파이낸셜뉴스·부산파이낸셜뉴스 공동주최) 예선 마지막

 날 네 경기가 부산 지역을 적신 봄비로 인해 모두 취소됐다.

결국 대회 규정에 의해 추첨으로 승패를 가려야 했다. 승자, 승 원칙에 의해 A조 덕수고와 

B조 광주일고, C조 북일고와 D조 경남고가 각각 준결승에서 격돌한다. 

덕수고는 전날 부산고를 10-7, 북일고는 전주고를 8-2로 각각 눌렀다.

경남고는 개막 첫날 대구고를 8-7, 광주일고는 유신고를 

6-1로 제쳤다. 이로써 제9회 전국명문고야구열전은 

3회 우승에 빛나는 경남고, 두번째 우승을 노리는 덕수고, 각각 첫 우승에

 도전하는 광주일고와 북일고의 4강 대결로 좁혀졌다.

4강은 가려졌다. 네 팀의 전력 차는 문자 그대로 난형난제, 전력 수위는 전국 최강 팀들이다. 

네 팀 모두 당초 우승 후보로 손꼽은 팀들. 이곳 현장의 분위기는 "올라갈 팀이 올라갔다"로 모아졌다.

키움 스카우트 팀장을 지낸 주성로 경기감독관은 "우천으로 인해 경기를 치를 수 없게 됐으나

 희한하게 강팀이 모두 올라갔다. 준결승 두 경기가 더욱 재미있게 짜여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4강이 펼칠 운명의 준결승은 어떤 결과를 낳을까. 경남고는 투타 안정감이 돋보인다. 

이번 대회 대구고와의 첫 경기서 에이스 신영우는 3이닝 8탈삼진의 위력을 선보였다.

 150㎞에 육박하는 강속구로 13타자를 상대로 압도적 구위를 과시했다.

부상에서 회복한 박윤성도 단단히 한몫했다. 2⅓이닝 동안 1피안타 3K 무실점. 특히 사사구를 하나도 

허용하지 않는 깔끔한 피칭으로 눈도장을 찍었다. 강민우, 김범석, 손민석의 중심타선이 돋보였다.

 세 타자 모두 2개씩의 안타를 기록했다. 손민석은 2루타 두 개로 3타점을 올렸다.

이에 맞서는 북일고에는 에이스 최준호의 존재가 든든하다. 우완정통파 최준호는 이상군 감독의 

현역시절을 빼닮은 상큼한 투구폼을 지녔다. 둘째날 전주고 타선을 상대로 4이닝 무안타 무사사구

 6탈삼진의 빼어난 투구를 과시했다. 140㎞대의 빠른 볼에 변화구를 잘 섞어 던진다.

북일고는 이날 네 명의 투수를 마운드에 올렸는데 세 투수가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빠른 볼을 구사하는 장우진과 왼손 김범근을 아끼고도 전주고에 낙승을 거뒀다. 

북일고가 자랑하는 키스턴 콤비는 제대로 작동됐다. 유격수 김민준과 2루수 문현빈은 공수에서

 안정된 기량을 뽐냈다. 4번 타자 문현빈은 3루타 포함 2안타, 3번 김민준은 

1회 결승득점의 다리를 놓은 안타를 때렸고, 수비에도 여러 차례 어려운 타구를 건져냈다.

덕수고는 초고교급 투수 심준석이 허리 근육통으로 일시 이탈해 아쉬움을 주고 있다. 

팀과 함께 훈련을 치르고 있어 언제든 시속 155㎞ 강속구를 선보일 수 있다.

 심준석을 제외하고도 임정훈, 이예학 등 투터운 투수진이 대기하고 있다.

12일 부산고와의 경기서 임정훈은 4이닝 4피안타 4볼넷 6탈삼진 2실점했다. 

이종호가 2이닝 무실점으로 잘 던져 덕수고에 첫승을 안겨 주었다.

 지난해 봉황대기 MVP 주정환은 1회 통렬한 3루타로 결승타점을 올렸다.

광주일고의 새로운 사령탑 조윤채 감독은 첫 대회서 4강의 영예를 차지했다. 한화 투수 출신 조윤채 

감독은 지난해 후반기 부임했다. 고교야구의 영원한 강자 광주일고의 자랑은 왼손 에이스 정원진.

정원진은 유신고와의 1차전서 6⅔이닝 10탈삼진의 위력을 과시했다. 1년 선배인 이의리(KIA)를

 연상시키는 유연한 폼과 140㎞ 후반의 묵직한 직구로 고교 정상급 투수임을 과시했다. 광주일고는 

홈런을 때린 배강, 3안타의 맹타를 터트린 류승민, 2안타의 송진형 등 상하타선이 고르게 활약했다. 

광주일고 곽민승은 유신고 타선 상대로 1⅓이닝 무안타 무사사구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명문 중의 명문을 노리는 네 팀 중 정상에 우뚝 설 학교는 어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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