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기 맥심커피배 입신최강전 8강전

박정환, 김지석 꺾고 신민준과 준결승

(한게임바둑=한창규 기자) "어, 어, 이런 경우가 있네요.

 상대가 다른 데 두었다고 생각하고 패를 이은 것이 아닐까요. 

여기 두었는데 여기 둔 게 말이 됩니까? 박정환 선수

 이상한데요. 끝나고 물어볼 수도 없고, 이게 뭡니까?"

중계석의 최명훈 해설자가 도저히 믿기지 않은 장면을 본 듯 추측의 멘트를 쏟아냈다.

"제가 판단하기에 상대가 하변쪽에 두면 무조건 이어야지 생각하고 있다가 

한수가 놓이자 순간적으로 두지 않았을까요? 수읽기 착오가 아니라 상대가 

착점한 것을 못 보고 착점한 것이 아닌가 싶어요."

최명훈 해설자가 놀랄 만도 했다. 박정환 9단이 둔 한수에 의해 흑승률 93.8%가 

백승률 91.3%로 돌변했으니 그렇다. 그 장면이 아래 그림이다.

최명훈 해설자의 추측이 맞다면 희대의 해프닝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대신해서 집으로 돌아가는 박정환 9단에게 연락을 넣었다. 즉각 궁금증을 풀어 주었다.

"그때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 

옆으로 이어서 해소하는 수를 보지 못했어요."

"속기 때 간단한 수도 놓치는 경우가 많네요. 보완하는 방법이 있을까요?"

팬분들께서 답글로 달아주시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이 바둑은 그 뒤에도 승률 그래프를 가만히 놓아두지 않았다.

역대 우승자이면서 최정상권의 두 기사가 격돌한 결승전급 

8강전에서 랭킹 2위 박정환 9단이 랭킹 5위 김지석 9단을 꺾었다.

14일 저녁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23기 맥심커피배 입신최강전 8강전에서 2시간 3분, 

245수 만의 불계승으로 4강에 합류했다. 맥심커피배에서 박정환은 세 차례, 

디펜딩 챔피언 김지석은 한 차례 우승 경력을 갖고 있다.

랭킹 1위 신진서 9단이 16강전 패배로 조기 

탈락한 상황에서 박정환 9단은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이다. 

준결승 상대는 랭킹 9위 신민준 9단. 상대전적에서 박정환이 7승4패로 앞서 있다.

"아, 연결된 김에 오늘 바둑 총평 한 줄 부탁할게요?"

"바둑에 대해 총평하기는 내용이 너무 안 좋아서 부끄럽고요, 

시합 전에 신중하게 아홉에만 두자고 마음을 먹었는데 그걸 

잊고 노타임으로 두다가 실수한 게 가장 후회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