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시간으로 21일 오전 1시 30분. 

챔피언스리그 티켓이 걸린 4위 싸움을 위해 중요한 일전이 열렸다.

 주인공은 토트넘 훗스퍼와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두 팀 모두 유럽대항전 진출이 절실한 상황에서 그라운드는 비장함이 감돌았다.

매치 매거진 표지는 손흥민이었다. 지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에서 부진한 활약으로 

영국 현지의 비판을 받고 있는 손흥민이지만 토트넘의 핵심 선수는 여전히 그였고, 

팬들의 뜨거운 지지도 여전했다. 손흥민은 영혼의 파트너 해리 케인 등과 몸을 풀며 경기를 준비했다.

경기 시작 전 추모 행사가 있었다. 최근 세상을 떠난 피터 반스, 

토니 마치를 추모하기 위해 묵념을 했고, 선수들과 팬들은 박수를 보냈다. 그리고 경기는 시작됐다.

손흥민이 자신을 향한 비판에 골로 대답했다. 

앞선 맨유전에서 침묵하자 영국 현지에서 손흥민을 향한 비판이 많았는데, 이날은 확실히 달랐다. 

경기 초반부터 가벼운 움직임을 보여주며 찬스를 만들었고, 손흥민과 케인이 토트넘의 공격을 주도했다. 

결국 두 선수가 선제골을 만들었다. 전반 9분 케인이 측면을 허문 후 패스를 연결했고,

 쇄도하던 손흥민이 방향을 바꿨지만 이것이 주마를 맞고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자책골이었지만 손흥민과 케인의 호흡이 인상적이었던 장면이었다.

손흥민의 활약은 계속됐다. 

전반 11분 쿨루셉스키의 패스를 받아 완벽한 득점 기회를 마주했지만 슈팅은 골대를 강타했다. 

결국 손흥민과 케인 듀오가 합작골을 만들었다. 

전반 24분 손흥민은 케인의 패스를 넘겨받은 뒤 과감한 돌파 후 슈팅으로 웨스트햄의 골망을 흔들었다. 

리그 12호골로 손흥민은 리그 득점 공동 3위에 등극했고, 케인과 손흥민은 37번째 합작골을 완성했다.

손흥민의 세리머니가 인상적이었다. 

손흥민은 골을 넣은 후 손가락을 입에 가져다대며 조용히 하라는 제스처를 취했고,

 이후에는 특유의 찰칵 세리머니를 펼쳤다. 

자신을 향한 비판을 득점으로 대답한 것이다.

여러 가지 의미로 경기의 주인공은 손흥민이었다. 논란도 나왔다. 

논란의 상황은 후반 7분 발생했다.

 이전 상황에서 손흥민이 폭발적인 스프린트 이후에 케인에게 득점 기회를 만들어줬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히면서 코너킥이 됐다.

 이때 공이 페널티박스에 안으로 들어오자 주마가 공을 찼는데, 

이 공이 그대로 손흥민을 가격했다.

 주마의 의도성 여부를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손흥민은 그대로 경기장에 쓰러졌다가 일어났다.

이 장면을 보자마자 레길론은 화를 참지 못하고, 주마에게 달려들었다. 

레길론이 주마에게 달려들자 웨스트햄 선수들이 빠르게 말렸고, 

상황은 일단락됐지만 토트넘 홈팬들의 주마를 향한 야유는 더 거세졌다.

 주마에게 달려든 레길론의 행동이 옳았다고는 볼 수 없지만 얼마나 손흥믄 위하는지 알 수 있었다.

이 장면 이후 그라운드에 관중 난입이 발생했다. 

처음에는 주마의 행동에 화가 난 팬들이 그라운드에 난입한 줄 알았지만 이유는 따로 있었다. 

바로 환경단체와 관련된 시위였다. 앞서 울버햄튼, 에버턴 홈구장에서도

 'Just Stop Oil'이라는 문구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은 남성이 그라운드에 난입했었는데, 

같은 단체였다. EPL 경기 중 난입을 지속적으로 시도하고 있는 해당 단체는 

"미래 환경에 대한 끔찍한 보고가 쏟아지고 있지만 영국 정부는 방관하고 있다. 

우리는 비상사태인 것처럼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이번에는 여러 명이 그라운드에 난입했다.

손흥민의 득점포는 멈추지 않았다. 

2-1로 불안한 리드를 가져가던 후반 44분 손흥민이 또 한 번 해결사로 나섰다. 

요리스의 롱킥을 케인이 머리로 떨어뜨려줬고, 

이것을 손흥민이 받아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에서 침착하게 마무리했다.

이때 멋진 장면이 연출됐다. 콘테 감독은 쐐기골을 기록한 손흥민을 곧바로 뺏는데, 

홈팬들의 기립박수를 받게 하기 위함이었다. 

홈 팬들은 그라운드를 빠져나가는 손흥민에게 엄청난 환호와 박수를 보냈고, 

이후에는 콘테 감독과 뜨겁게 포옹했다. 이 장면만 봐도 콘테 감독이 얼마나 손흥민을 

아끼는지, 팬들이 가장 사랑하는 선수는 누구인지 알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