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가 지난 20일 치러진 249번째 엘 클라시코에서 4-0으로 대승을 거뒀다. 

이로써 사비 감독은 본인의 라리가 첫 번째 엘 클라시코에서 승리를 거뒀고, 리그 5연승을 달리게 됐다.

지난 시즌만 해도 바르셀로나의 상황은 암담했다. 로날드 쿠만 감독이 2020년 부임한 이후 부진한

 경기력으로 2020-21시즌을 리그 3위로 마무리해야만 했다. 바르셀로나가 3위로 시즌을 마무리한 

것은 2007-08시즌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으며, 팀의 심장이었던 메시까지 파리

 생제르맹(PSG)으로 떠나보내며 옛날의 바르셀로나는 없는 듯 했다.

하지만 사비 감독은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꿔냈다. 2021년 부임 이후 초반에는 주춤했지만 완전히 

전술적으로 새 판을 짰고, 팀을 하나로 만들어냈으며 무엇보다 팀의 좋은 분위기를 이끌어내고 있다. 

바르셀로나의 화려한 과거의 주역이자 현재 리그 5연승을 이끌고 있는 감독이며, 

구단을 이끌 미래인 사비 감독은 부임 이후 어떤 변화를 만들어냈을까.

# 점유율 축구의 적절한 타협

쿠만 감독이 경질되고 2021년 사비 감독이 부임했다. 사비 감독은 바르셀로나의 추락한 

위상과 경기력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막중한 임무를 안은 채 시즌을 시작했다. 시작은 쉽지 않았다.

 메시의 이적으로 안팎으로 바람 잘 날이 없었고, 노쇠화된 선수들의 기동력 문제, 

신입 선수들과의 조직력 문제 등 다양한 문제점을 노출했다.

하지만 사비 감독이 부임한 이후 바르셀로나는 점점 다시 옛 위상을 되찾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기존의 점유율 축구를 적절히 현대 축구의 흐름에 맞춰 빠른 역습까지 혼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비 감독은 본인이 선수 시절 체화한 점유율 축구만을 고집하지 않았다. 오히려 페란 토레스, 

피에르 에메릭 오바메양, 아다마 트라오레 등 발빠른 자원들을 영입하며 

점유율보다 빠른 발을 이용한 속공에 방점을 찍었다.

이날 엘 클라시코에서 나온 페란 토레스의 골과 오바메양의 두 번째 골 장면 모두 한번에 뒤쪽에서 

찔러주는 스루패스에서 나온 골들이었다. 뒷공간 침투에 능한 두 선수에게 레알의 올라와있는 

수비라인은 골을 넣기에 너무도 좋은 환경이었다. 사비 감독은 기존의 점유율 축구와 함께 빠른 

공수 전환과 뒷공간 침투라는 새로운 스타일의 축구를 바르셀로나에 적절히 혼합해 녹여냈다.

# 새로운 자극과 동기부여

전술적 측면뿐 아니라 사비 감독이 바르셀로나에 가져온 또 한 가지의 변화는 바로 선수들의 동기부여다.

 이번 겨울 이적시장에 영입한 오바메양, 페란 토레스, 아다마 트라오레는 각자 이전 소속팀에서 결핍이 있던 선수들이다.

오바메양은 아스널에서 주장 자격 논란, 방역 수칙 위반 등 온갖 이슈로 논란을 빚었고, 

토레스도 맨체스터 시티에서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아다마 트라오레는 울버햄튼에서 결정력 문제라는 결핍을 가진 선수였다.

하지만 사비 감독은 이들을 한 명 한 명 맞춤형으로 지도했다. 오바메양에게는 편안한 분위기와 자유도를 부여했고, 

토레스에게는 어려운 폴스나인 전술이 아닌 측면에 집중하게 했으며, 트라오레에게는 골을 넣지 못해도 

괜찮으니 본인이 잘 하는 돌파와 스피드라는 강점을 부각시키게 했다. 

이들의 단점에 집중하는 게 아닌 장점에 집중하며 그것을 성장시킨 것이다.

# 베테랑의 존재

세대교체뿐 아니라 신구조화도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있다. 니코 곤잘레스, 페드리, 파블로 가비, 

세르지뇨 데스트와 같이 젊은 자원들이 성장하고 있고, 그 위에는 헤라르드 피케, 

세르히오 부스케츠 등 베테랑 선수들이 버티고 있다.

그 중 다니 알베스의 합류는 어린 선수들에게 큰 동기부여가 된다. 이번 겨울 이적시장에 연봉을 

삭감하면서까지 바르셀로나로 돌아온 알베스는 어린 선수들에게 잊힐 뻔 

했던 바르셀로나로서의 자부심을 다시 한번 일깨우는 계기가 됐다.

또한 사비 감독은 현재 다니 알베스와 헤라르드 피케, 세르히오 부스케츠 등 선수들과 함께 뛴 경험이 있다. 

선수 시절 오랫동안 함께 해왔기 때문에 이들은 사비 감독이 지시하는 바를 누구보다 잘 수행할 수 있다. 

신구가 적절하게 조화되면서 바르셀로나는 쉽게 지지 않는 팀으로 변모했다.

누구보다 바르셀로나 감독을 잘 아는 사비 감독의 행보는 바르셀로나의 또 하나의 역사가 되고 있다. 

바르셀로나가 옛 영광을 되찾고 더 높은 곳으로 비상할 수 있을지 지켜볼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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