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스포츠방송 토쟁이TV - 농구의 길은 대체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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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 스포츠방송 토쟁이TV - 농구의 길은 대체 무엇일까?

토쟁이티비 0 522 2022.03.25 10:06

"김동준은 농구의 길을 안다. 길을 알고 하는 선수는 드물다."


지난 1월 2일 현대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오리온과의 경기를 앞두고 인터뷰에서

 ‘농구의 길’에 대해 언급하며 김동준을 칭찬했다. 이는 평상시 감독들과의 대화에서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는 말이다. 아마추어 농구도 마찬가지다. 농구 지도자들이 그렇게 

강조하는 ‘농구의 길’이란 도대체 무엇일까? 점프볼이 

감독, 선수들을 통해 ‘농구의 길’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본 기사는 점프볼 3월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감독들이 말하는 농구의 길

이 궁금증을 풀어보고자 점프볼 편집부가 나선 것은 공식 인터뷰에서 ‘농구의 길’을 언급한

 유재학 감독의 말에서 시작됐다. 오리온의 강을준 감독은 “요즘 선수들은 농구의 길을 잘

모른다”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그렇다면 지도자들은 농구의 길을 왜 선수들에게 가르쳐주지 

않는 것일까? 단순히 선수의 경험과 센스에 맡겨야만 하는 영역인 것일까. 자동차 내비게이션처럼 

목적지나 경로를 정해 지도할 수는 없는지 궁금증이 생겼다. 도대체 농구의 길은 무엇이며 그렇게 

중요한 것인지, 농구의 길을 선수들에게 지도할 수는 없는 것일까? ‘농구의 길’이라는 표현 자체를 

하지 않는 LG 조성원 감독, SK 전희철 감독에게서도 ‘농구의 길’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유재학 감독(현대모비스)

말로 설명하기가 힘들다. 예를 들어서 넓게 이야기를 하면 코트에서 5명 중 2명이 한 곳에 몰리면 

4대5가 된다. 그걸 맞출 수 있어야 한다. 한 명이 컷인을 들어가면 그 자리를 메워야 한다. 

그렇게 해야 컷인한 선수가 들어갈 자리가 생긴다. 투맨 게임에서 센터가 롤을 하면 골밑에 

있는 상대 선수가 도움 수비를 한다. 그때 도움 수비를 가는 선수와 매치업이 된 공격 선수가 

움직여야 한다. 그대로 있으면 헬프&리커버리가 된다. 그렇게 안 되도록 움직여야 한다. 

이런 걸 통틀어서 농구의 길이라고 한다. 지금 예를 두 개만 들었는데 농구 경기를 할 때 이런 게

 얼마나 많겠나? 한 사람이 돌파하거나 움직여서 없는 그 자리를 메우는 타이밍과 움직임을 

아는 걸 길을 안다고 한다. 센스도 필요하다. 

나 자신의 움직임만 보는 게 아니라 전체 선수들의 움직임을 알고 시야를 갖춰야 한다. 


개인적으로 프리랜스 오펜스(패턴 없이 선수들이 자율적으로 하는 공격)를 

선호하는데 5명이 모두 길을 알면 패턴을 많이 할 필요가 없다. 패턴이라는 건 정해진 길이 있다.

 패턴을 정할 때 코트 밸런스를 맞춰서 짠다. 프리랜스 오펜스가 안 될 때 패턴을 하는 거다.

 길을 모르는 선수가 이상한 움직임을 하면 코트 밸런스가 깨지는데,

 패턴으로 정해진 길을 가면 코트 밸런스가 맞는다.


오세근이 농구의 길을 잘 아는 선수다. 딱딱 움직임이 맞다. 몸이 정상이 아닌데도 농구를 잘 하는

 건 길을 알아서 필요한 그 자리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농구를 잘한다고 하는 선수 중에서는 개인 

기량으로 농구를 하는 선수도 있지만 길을 잘 알고 하는 선수는 많이 있지 않다. 최준용도 (농구의 길을) 잘 

안다. 수비의 길을 잘 아는 건 양희종과 문성곤이다. (상대 공격의) 움직임을 읽고 미리 움직인다. 

함지훈도 상위에 속한다. 늦어서 안 하는 걸 뭐라고 하지만, 필요에 따라 잘 움직인다. 

깨우치는 선수가 있다. 결국 경기를 많이 뛰는 선수가 깨우친다. 


강을준 감독(오리온)

쉬우면서도 어려운 질문이고, 정답을 하나만 꼽을 수도 없다. 농구의 길이 한두 가지겠냐만, 

기본적으로는 기브 앤 고다. (공을)주고 뛸 줄 알아야 한다. 유기적인 농구가 기본이 되어야 한다.

 혼자 하는 건 농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5명이 다 같이 움직이는 게 농구의 길인 것 같다. 

최근 선수들을 보면 꼭 공을 갖고 혼자 해결하려고 한다. 공 없을 때도 움직임만 잘 가져가면 패스를

 받아서 득점할 수 있다. 故(김)현준이 형이 그렇게 해서 오픈찬스를 잘 만들었다. 미디어 환경이 

좋아져서 NBA도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팬들은 스테픈 커리의 슛을

 즐겁게 보겠지만, 감독 입장에서는 그렇게 반기지 않는다. 쇼하려고 농구하는 게 아니다.


조성원 감독(LG)

사람마다 다르다. 정해진 길이라는 건 없다. 패턴을 하더라도 다 다르게 움직인다.

 그러기 때문에 패턴을 하고 길을 만들어도 타이밍 싸움이다. 나는 농구의 길이 그렇게 중요하다고 보지 않는다. 

농구의 길을 안다는 선수들이 맥을 잘 짚는다고 하는데 있으면 아무래도 도움이 된다. 

리듬과 박자가 존재해서 타이밍 싸움이다. 길은 매일 농구를 해서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안다. 

중요한 건 젊은 친구일수록 리듬이나 타이밍을 못 잡는다. 노장이 될수록 체력이 떨어졌다고 하는데, 

나는 그런걸 싫어했지만 리듬이나 타이밍을 잡는 노하우가 생기더라. 젊은 선수들이 결국 경험을 많이

 쌓아야 한다. 중요한 건 고등학교, 대학교 때 월등한 개인 기량과 기술로 농구를 했다고 치면 프로에서는 

5명이 손발을 맞춰 전체적으로 돌아가야 하는 경우도 많다. 프로에 오는 선수들은 뽑혔다는 건 실력을 

인정받았다고 보는데 여기(프로)서도 떨어지는 선수도 있을 수 밖에 없다. ‘이관희가 농구의 길을 알지

 못한다’는 평가도 있지만 나는 그렇게 안 본다. 우리 팀에서 마이너스가 되었다면 그렇게 인정을 안 했을 

거다. 가진 자신만의 기량이 있기 때문에 패턴을 펼치거나 길을 잡았을 때 자기가 가진 기량을 펼칠 수 있다.

 패턴이 아닌 상황에서 자기만 볼을 가지고 하면 다 죽어버린다. 그런 경우가 지금까지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거다. 볼을 끌거나 그럴 때는 불러서 이야기를 해준다.


전희철 감독(SK)

각자 배운 농구도, 팀마다 쓰는 패턴도 다르기 때문에 정형화된 틀이 있는 건 아니다. 

개인적으로는 공을 주고 가만히 서 있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흔히 ‘농구의 길을 모른다’라는 평가를 받는 선수도 그런 유형이지 않을까 싶다. 

예를 들어 빅맨이라면 올라와서 스크린 걸어주고 빠지는 게 당연한 건데 가만히 있으면 스스로 어려운 길을 가는 것이다

. 그럴 때 코칭스태프가 내비게이션을 틀어주긴 하지만, 사실 지시를 받은 후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이미 타이밍이 늦어진다. 패턴이 필요할 때도 있지만 지시를 받아야만 움직이는 선수가 되어선 안 된다. 

보통 길을 모르면 서 있는 경우가 많다. 스크린 이후 움직임이 늦지 않도록, 동료와 충돌하지 않도록

훈련을 통해 길을 만들어 가야 한다. 경험이 많이 쌓여야 하는 

부분이지만, 코칭스태프가 해야 할 역할이기도 하다.

농구의 길을 잘 아는 선수들은 각 팀마다 1, 2명씩은 있는 것 같다. 우리 팀에서는 이현석이 가장 잘 안다.

패턴이 잘되지 않는 상황에서도 어떻게 움직여야 코트 밸런스를 맞출 수 있는지 판단을 잘한다. 

다만 농구의 길을 아는 것과 농구를 잘하는 것은 또 다른 영역이다. 요즘 국내선수 중에 가장 잘하는 이대성은 

가진 능력을 잘 발휘해 스코어러의 역할을 잘한다. 이정현은 2대2를 통해 자신의 농구를 하는 선수고, 

오세근은 자신이 가진 능력 발휘도 잘하고 농구의 길도 잘 안다. 볼을 잡고 자기가 주도적으로 

어떻게 해야하는지, 볼이 없을 때 어떻게 움직여서 소속팀에 도움이 되는지에 대해 알고 한다. 


선수들이 말하는 농구의 길

지도자의 지시를 따르고 경기를 뛰는 선수들은 ‘농구의 길’을 정말 알고 있는 것인지도 궁금해졌다. 

감독들에게서 ‘농구를 알고 한다’는 평가를 받는 김동욱, 오세근, 함지훈 등은 정말 농구의 길을 알고 있는지, 

알고 있다면 누구에게 어떻게 배운 것일까. 거꾸로 지도자들로부터 ‘막 농구를 한다’는 평가를 받는 선수들도 있다

. 이대성, 이관희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들은 리그를 대표하는 가드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에도 ‘농구의 길을

 모른다’고 혹평을 받고 있다. 그럼 이들에게 농구의 길을 가르쳐준 지도자는 없었던 것일까.


김동욱(KT)_굉장히 어려운 질문이다. 이게 농구의 흐름을 잘 읽는 것일 수도 있고. 아니면 상황에

 맞게끔 공 없이 움직이는 능력 그런 것들이 길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또 지도자가 봤을 때는 농구의 

길이 좋다는 것은 또 다른 의미가 될 수도 있다. 선수인 내가 봤을 때는 움직임, 흐름, 대처하는 능력 

등이 포함된 것 같다. 지도자 입장에서는 지도자가 추구하는 농구를 잘 

수행하는 선수가 농구의 길이 좋다고 평가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오세근(KGC)_농구의 길이 어떻다고 설명하기가 쉽지 않다. 모든 감독님 스타일과 추구하는 색이 

다르기 때문에 한마디로 정의하기가 어렵다. 경기를 뛰면서 나만의 길을 만들고 싶지만 감독님이 

원하시는 부분이 있고, 우리 팀 전술이 짜여있는 게 있다. 모든 감독님이 생각하시는 농구의 길이 

다르기 때문에 선수라면 거기에 맞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릴 때부터 대표팀 생활을 하면서 

선배들에게 농구의 길에 대해 배웠다. 내 포지션이 파워포워드, 센터다 보니 (김)주성이

 형한테 볼 없는 움직임 같은 것들을 많이 배웠다. 또, 내가 보고 느낀 것도 많았다.


함지훈(현대모비스)_감독님께서 코트를 좁게 보면 지적을 많이 하신다. 코트를 전체적으로 보고 

넓게 움직이라고 하시는데 그게 농구의 길이 아닐까. 경기를 많이 뛰고, 연차도 많이 쌓여야 길이 

보이지 않을까 싶다. 나는 아직도 안 보인다. 여전히 못 찾고 있고, 어쩌면 은퇴할 때까지 안 보일 

수도 있다(웃음). 감독님 말씀대로 코트를 전체적으로 보기 위해 노력하다 보니 포지션에 비해 

어시스트가 많이 나오는 것 같다. 코트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노력하는데 여전히 어렵다. 

아무래도 (양)동근이 형처럼 내로라하는 가드들이 코트를 넓게 보기 때문에 길에 대해서도 잘 알지 않을까 싶다.


이대성(오리온)_흔히 선수를 평가할 때 농구의 길이 좋다고 하면 영리하고 현명하게 하는 농구를 말한다.

 하지만 나는 조금 다르게 정의하고 싶다. NBA로 예를 들면 천재 포인트가드라 불리는 크리스 폴이 

영리하면서 강약 조절 잘하는 선수로 엄청 높이 평가하는데 정작 폴은 우승 반지가 없다. 

반대로 르브론 제임스도 물론 농구를 잘하지만 기본적인 신체 조건과 에너지 레벨이 바탕으로 많은 

우승을 할 수 있었고 최고 선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 결국엔 결과가 말해주지 않나. 개인적으로는 

고단수의 농구보다 신체 능력, 에너지 레벨도 함께 가미 되어야 ‘농구 잘하는 선수의

 완성’이 된다고 생각한다. 아직까지는 그 기준이나 정의가 모호한 것 같다.


김태술이 말하는 농구의 길

김태술은 지도자, 선수들 사이에서 ‘농구 IQ’가 가장 높은 선수로 평가 받는다. 경기 이해도가 높아 

DB에서는 후배들에게 농구에 대해 설명을 잘해 ‘선수들의 농구 선생님’ 역할을 하기도 했다. 실제로 

이번 설문에서 ‘김태술이 농구의 길에 대해 가장 얘기를 잘 할 것이다’라고 말하는 이도 있었다. 현역

 은퇴 후 네이버 칼럼을 통해 본인의 농구 에세이를 작성하고 있는 그에게 농구의 길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_농구의 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코트밸런스를 잘 맞추는 거다. 5대5 상황 뿐 아니라 2대2, 3대3 등 속공 상황에서도 어떻게 뛰느냐에

 따라 상대 수비를 어렵게 만들 수가 있다. 무작정 빨리 뛰는 것이 아니다. 천천히 뛰더라도 나를 막고

 있는 수비자와 함께 다른 수비자까지 끌어들이도록 움직임을 가져가는 선수를 길을 알고 뛴다고 표현할

 수 있다. 그 길을 알고 뛰는 선수들은 보기에도 농구를 쉽게 하는 것처럼 보인다. 내가 안으로 들어가 할

 때 기다려야 할 타이밍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공을 갖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자신이 어떻게 움직여야

 공간 활용이 쉽고 다른 동료에게 찬스가 날 수 있을지까지도 판단한다. 그걸 모르면 움직임은 많이 

가져가는데 동료랑 같은 곳에 몰려버린다. 그런 움직임은 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당연히 농구가 어렵다.

 지금도 농구를 보면 볼 가진 선수 이외에 4명이 한 곳에 몰리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그 지역은 상대 선수까지 포함하면 8명이 있는거다. 거기는 죽은 공간이 된다.


Q_농구 센스에 기반한다고 보는가?

본능적으로 느끼고 판단하는 거다. 볼 없는 상황에서도 

상대 수비와의 일정간격을 계속 유지하는 선수들이 있다.

 공격 코트를 4등분해서 자신의 반경을 3미터 정도라고 판단할 때 그 간격이

 좁혀지면 본능적으로 자신의 위치가 잘못됐다고 느껴서 다시 빈 공간을 찾아들어간다. 

코트밸런스를 잘 맞추는거다. 그런 움직임을 통해 늘 자신의

 활동 공간을 유지하니까 당연히 농구가 쉬울 수 밖에 없다.


Q_볼 없는 움직임만이 농구의 길일까?

볼 가진 가드들의 경우에는 한곳에 동료들이 3, 4명 몰려있다면 한, 두발 물러나 정리를 해야 한다. 

그건 리딩의 일종이다. 동료들이 몰린 공간을 무시하고 돌파를 시도한다면 자신을 팀 동료가 막는 

상황이 되어 버린다. 코트 밸런스가 깨진 상황에서 공격을 하니까 당연히 공격리바운드를 가져갈 수 

없을 것이고 수비 전환도 늦고 정리도 안 된다. 그럼 상대에게 쉬운 속공 득점을 내줄 수 밖에 없다.


Q_농구의 길을 잘 아는 선수는 누구라고 생각하는가?

오세근, 함지훈이 제일 나은 것 같다. (오)세근이는 본능적으로 자기가 볼 가질 때 안 가질 때 

어떻게 움직여야 상대 수비를 끌어들일 수 있는지를 잘 판단한다. 경험을 통해 그걸 본인이

 감각적으로 느끼는 것 같다. 가드 중에서는 그런 느낌의 선수가 솔직히 없다. 김선형, 이대성은 개인기량, 

퍼포먼스를 잘 발휘하는 선수다. 전체적으로 경기를 읽는다는 느낌은 아니다. 요즘 농구 자체가 경기 

전체를 읽는 것보다는 일단 득점을 하는 것에 더 중점을 두는 것 같기도 하고… 젊은 선수들 중에서는

 이현중이 가장 눈에 띈다. 이현중의 경기를 보고 ‘와, 저 나이에 저렇게 움직인다고?’라고 놀랐다.

 컬럼에서 이현중(데이비슨)에 대한 이야기를 쓴적이 있다. 이현중은 사이드에서 뛸 때 3점 라인 

안쪽으로 뛰는 경우가 없다. 무조건 사이드 라인에 붙어서 뛴다. 그 자체로 공간을 넓게 

가져가기 때문에 동료들에게 공간을 파생시킬 수 있는 효과가 크다.


Q_농구의 길은 지도할 수는 없을까?

국내에서는 공간을 넓히고 빈 곳을 찾가는 것에 대해 명확하게 알려주는 사람이 거의 없다. 

내가 경험한 지도자 중에서는 딱 한 명 있다. 유재학 감독님. 대표팀 생활을 할 때 가장 명확하게 

알려주신 분이다. 감독님은 ‘사다리를 만들라’는 개념으로 표현을 했다. 볼 없는 움직임으로 공간을

 만들고 상대 수비에 루트가 막히면 다른 쪽에서의 움직임으로 채워지면서 자연스럽게 또 다른 공간이

 만들어지는 방식이었다. 약속한 길이 없으면 상대에게 막혔을 때 공격이 답답해지고 결국 1대1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 반복된다. 패스 길에 상대 수비가 있으니 중간에 커트 당해 속공을 먹고…

속공 실점이 많은 팀은 결국 움직이는 길이 약속되지 않거나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Q_미국은 볼 없는 상황에서의 움직임도 다 지도를 하는데…

그런 것 같다. 이현중을 보면서 ‘미국은 라인을 타는 연습을 많이 하겠구나’라는 걸 느꼈다. 농구를 참

 잘 배운 것 같다. KGC시절, 외국인 코치로 있었던 스티브 영 코치도 라인을 타는 부분에 대해 강조를 

많이 했다. 수비도 공격도 라인에 붙어서 움직이는 부분을 가르쳐줬다. 국내에서는 감독, 코치들이 ‘넓게 

벌려서 뛰어’라고 하지만 구체적으로 왜 넓게 벌려서 뛰어야 하는지, 그렇게 뛰면 어떤 효과가 나오는지에 

대해 설명해주는 지도자가 없다. 고참이 되면 선수들에게 얘기를 하기는 하지만, 그 부분에 대해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감독, 코치가 중요성을 인지시켜줘야 한다. 선수들은 코너 끝까지 뛰는 게 

힘들다. 넓게 뛰라고 지시를 받지만 힘드니까 안 한다. ‘내가 굳이 힘들 때 코너 끝까지 가야하지?’라고 생각한다.

 지도자들은 무작정 ‘넓게 벌려’가 아니라 공간 활용에 대한 영상을 보면서 코너 끝까지 뛰었을 때 

우리 팀이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이 어떻게 나오고 어떤 좋은 점이 있는지 이해시켜주면 된다. 

그래서 전력분석팀 활용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미 몸에 배어있는 습관이 있으니까 한번 얘기해서는 안된다. 

안되면 또 얘기해서 또 설명하고, 또 강조해야 한다, 그게 반복되면 선수들도 

자연스럽게 그 움직임을 가져가고 몸에 익숙해지니까 처음보다는 덜 힘들다.


Q_결국 전체적인 팀 시스템을 정립되어야 하는 것인가?

맞다. 공격, 수비에서 움직임이 명확하게 정립되어 있어야 한다. 이 부분도 기본적인 개념을 

잡는 지도자는 유재학 감독님 뿐이었다. 수비도 기본적인 개념을 정해놓으면 선수들이 움직임을 가져갈 

때 선택이 쉬워진다. 수비하는 상황에서도 어느 타이밍에 누구부터 막아야 할지 기본적인 개념을 잡아놓으면 된다. 

예를 들어 골대에서 가까이 있는 사람부터 막는다는 걸 정해놓으면 도움 수비 갔다가 빈틈이 생겼을 때 

선수들이 ‘내가 어디부터 채워야겠다’는 걸 인지한다. 전성현 같은 슈터가 있는 팀을 만난다면 그때는 

3점을 막는 쪽으로 방향을 수정해서 그쪽부터 막는 개념을 오프시즌 훈련 때부터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농구가 쉬워진다. 그 약속이 없으면 선수들이 빈 곳을 막을 때 선택에 있어서 오류가 나버린다.

 베테랑들은 약속이 없더라도 요령으로 커버하지만 신인들은 실수가 많을 수밖에 없다. 

엄청 많이 뛰는데 실수가 나오면 너무 효율이 떨어지는 것 아니겠는가. 계속 주입을 시켜줘야 한다.

 선수들의 움직임 효율성을 높이고 주입시키는 방법을 연구하는 것도 지도자의 몫이 아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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