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의 올봄은 온통 ‘슈퍼루키’ 김도영(19) 이야기뿐이다. 그럴 만하다.
9경기 33타수 16안타 타율 4할8푼5리로 이 부문 시범경기 전체 1위에 오르며 2홈런 5타점
3도루로 호타준족 면모까지 보여주고 있다. ‘제2의 이종범’이라는
수식어가 과대포장이 아니란 것을 증명하고 있다.
김도영에게 가려져 있지만 또 다른 내야수
박찬호(27)의 타격 페이스도 예사롭지 않다.
8경기 20타수 9안타 타율 4할5푼 2타점 2도루로 김도영만큼 잘 친다.
최근 5경기 연속 안타로 꾸준하다.
단순히 안타만 많은 게 아니다. 타구가 날카로워졌다.
지난겨울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근육량을 5kg 늘렸다. 빼빼 마른 모습이 익숙했지만
벌크업으로 몸이 바뀌었다. 타격시 두 다리도 땅에 단단히 고정해 힘을 싣고 있다.
지난 2015년 입단 때부터 지켜봐온 김종국 KIA 감독이 박찬호의 변화를 누구보다 잘 체감한다.
김 감독은 “벌크업이 되면서 타구 스피드가 빨라졌다. 타구의 질이 좋아졌다.
중견수 쪽으로, 우중간 오른쪽으로 타구 방향을 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힘이 실린 타구가 외야로 뻗기 시작했다. 지난 18일 수원 KT전에선 중견수 키 넘어
펜스를 다이렉트로 맞히는 2루타를 터뜨리기도 했다.
25일 광주 키움전에도 우측으로 날카로운 2루타를 날렸다.
김 감독은 “박찬호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타격 페이스도 그렇고,
준비된 자세가 보인다”며 “내부 경쟁 효과가 알게 모르게 있을 것이다.
겉으로는 다들 아니라고 하지만 선수들 모두 조금씩은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지난 2019년부터 3년간 KIA의 주전 유격수를 맡은 박찬호는 수비는 리그 정상급으로 인정받았다.
그러나 타격이 좀처럼 늘지 않았다. 2020년에는 타율 2할2푼3리로 규정타석
53명 중 꼴찌였고, 지난해 타율 2할4푼6리로 끌어올렸으나 천지개벽 수준은 아니었다.
수비 부담이 큰 유격수에 9번타자인 것을 감안해도 타격 생산력이 너무 낮았다.
올 시즌 ‘슈퍼루키’ 김도영의 등장으로 유격수 자리를 빼앗길 뻔한 위기에 놓였다.
하지만 몰라보게 달라진 타격으로 주전 사수 의지를 보이고 있다.
시범경기 초반 유격수로 나오던 김도영이 3루수로 자리를
옮기며 공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KIA의 시즌 초반 내야진은 3루수 김도영,
유격수 박찬호, 2루수 김선빈으로 구성될 게 유력하다.
박찬호가 공포의 9번으로 자리잡으면 1번 김도영-2번 김선빈 테이블세터로 연
결돼 폭발력을 키울 수 있다. 박찬호의 각성이 KIA 타선을 더욱 뜨겁게 달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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