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인 최초로 한국야구위원회(KBO) 수장이 된 허구연(71) 총재가
2002시즌 개막을 앞둔 선수들에게 적극적인 팬 서비스를 주문했다.
허 총재는 28일 서면 취임 인사를 통해 "프로다운 높은 수준의 기량을 선보이고, 동시에 경기장
안팎에서 진정성 있는 팬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하자"며 "이는 선수들이 해야 할 의무이자 임무"라고 당부했다.
이어 "야구팬이 없는 프로야구는 존재 가치가 없다"며 "그라운드에서 페어플레이와 경기 스피드업을
실행하고,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서로를 존중하는 리그가 될 수 있도록 함께 힘을 모으자"고 말했다.
허 총재가 선수들에게 적극적인 팬 서비스를 당부한 것은 최근 야구의 인기가 예년과 같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한국갤럽의 최근 설문조사 결과 국민 44%가 '프로야구에 전혀 관심 없다'고 응답했다.
'별로 관심이 없다'고 응답한 23%까지 합치면 국민 10명 중 7명은 프로야구에 관심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허 총재는 "야구보다 더 흥미를 끄는 것이 많아진 만큼 우리는 팬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끊임없이 고민하고 미래를 위한 준비를 담대하게 해나가야 한다"며 "프로야구 출범
41년째를 맞이하는 올 시즌부터 여러분이 '팬 퍼스트
(Fan First)'를 항상 가슴에 새기고 시즌을 시작하자"고 말했다.
선수들의 잇따른 일탈 행동에 대해서도 경종을 울렸다.
허 총재는 최근 일부 선수의 일탈이 야구계 전체에 엄청난 타격을 준다는 것을 우리는 최근
뼈저리게 체험했다"며 "절대 해서는 안 되는 4불(음주운전, 승부조작,
성범죄, 약물복용)을 금지 사항으로 특별히 지켜주시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허 총재는 이어 "올해는 KBO리그가 재도약하느냐, 아니면 계속해서 침체하느냐의 기로에 선
해"라며 지난 몇 년간 팬들에게 희망과 즐거움을 주기보다는 각종 사건, 사고, 국제대회 성적
부진 등으로 팬들을 실망하게 하고, 급기야 이탈시키는 빌미를
제공했던 점을 여러분도 잘 알고 있으리라 믿는다"고 재차 당부했다.
허 총재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 논란이 된
'강정호 복귀 추진 파문'을 염두에 둔 것으로 파악된다.
키움이 총 3차례 음주운전을 한 강정호의 복귀를
추진하자 야구계 안팎에선 부정적인 여론이 들끓는 상황이다.
키움은 이미 강정호와 선수 계약을 했지만,
KBO는 아직 강정호의 임의탈퇴 해지 여부를 결정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허 총재는 "강정호 문제를 신중하게 다룰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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