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불모지' 캐나다가 세상을 놀라게 했다. 36년의 기다림 끝에 월드컵 티켓을 거머쥐었다.

잉글랜드 출신 존 허드만 감독이 이끄는 캐나다는 28일 캐나다 토론토 BMO 필드에서 열린

 자메이카와의 2022년 카타르월드컵 북중미 최종예선 13차전에서 4대0 대승을 따내며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했다. 미국(25점)을 밀어내고 사실상 조 1위를 확정한 캐나다는 오는 

30일 파나마와의 최종전을 앞두고 4위 코스타리카(22점)와의 승점차를 6점으로 벌렸다. 

총 8개팀이 참여하는 북중미 예선에선 1~3위가 본선에 자동 진출하고, 4위가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캐나다는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을 경험한 뒤 무려 36년만에 본선 무대에 올랐다. 

지난달 캐나다 축구 역사상 가장 높은 피파 랭킹(33위)을 

기록하는 등 대표팀의 가파른 오름세와 허드만 감독의 역동적인 전술 운용, 

전국적인 축구 열기가 20번째 월드컵 참가팀이라는 결실로 이어졌다. 캐나다는 1차예선 포함 

19경기에서 단 1번 패하는 압도적인 모습을 유지하며 북중미 '2강' 미국과 멕시코의 아성을 무너뜨렸다.

더 놀라운 점은 최근 예선에선 '에이스' 알폰소 데이비스(바이에른뮌헨) 없이 원하는 바를 쟁취했다는 것이다. 

데이비스는 지난 1월 코로나19에 감염된 뒤 심근염 증상을 보여 최근까지 그라운드에 돌아오지 못했다. 

왼쪽 측면에서 폭발적인 스피드를 앞세워 캐나다의 한 축을 담당하던 선수의 부재는 크나큰 타격이었지만, 

허더만 감독은 샘 아데커비라는 무명의 레프트백을 발탁해 공백을 적절히 메웠다. 

타존 부차난이 빠른 스피드로 '뒷공간 침투'를 담당했다. 캐나다는 데이비스가 빠진 5경기에서 10골을 넣었다.

데이비스는 비록 중요한 일전에 직접 참가하지 못했지만, 마음만은 함께 했다. 

그는 자택에서 자메이카전을 생방송으로 지켜봤다. 월드컵 진출이 확정되자 어쩔 줄 몰라하며 방방 뛰었고, 

급기야 오열하기 시작했다. 이 모습이 트위치 라이브 방송을 통해 팬들에게 공개됐다. 

월드컵 진출의 감격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순간이다. 난민 출신인 데이비스는

 캐나다 유니폼을 입고 월드컵 무대에 오르는, 기적과도 같은 일을 해냈다.

이 영광의 순간을 함께한 선수 중에는 도닐 헨리(LA FC)도 있다. 2020~2021년 수원 삼성에서 

활약한 센터백 헨리는 이날 선발 출전해 팀의 무실점 대승을 뒷받침했다. 허드만 감독은 "캐나다 

선수들은 유럽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뛰었고, 어린 친구(알폰소 데이비스)는 바이에른뮌헨에 입단했고,

 유럽의 모든 레벨에서 캐나다인들이 뛰고 있다. 그리고 마침내 월드컵에 진출했다"며

 "우리는 캐나다가 '축구 국가'란 걸 믿길 원했고, 마침내 그 사실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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