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거리·그린적중률·퍼팅 3박자 갖춘 '올라운드 플레이어'
고도의 체력 필요한 매치플레이서 연달아 완승
지난달 피닉스오픈서 첫승 …43일만에 3승 올려
전년 대회 준우승 설욕에 시즌 3승, 여기에 세계랭킹 1위까지. 스코티 셰플러(26·미국)가 28일(한국시간)
월드골프챔피언십(WGC)시리즈 델테크놀러지스매치플레이(총상금 1200만 달러)에서 우승하며 세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았다. 지난달 피닉스 오픈에서 생애 첫 승을 거둔지
42일만에 3승을 쌓아올리며 남자 골프의 새로운 대세로 자리잡았다.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골프장(파71·7108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일, 셰플러는 내내 거침없이 질주했다.
5일동안 최소 100홀 이상을 돌아야 하는 매치플레이는 고도의 집중력과 체력, 멘탈이 필요하다.
셰플러는 모든 면에서 압도적인 기량을 보이며 '매치킹' 타이틀을 따냈다.
준결승전에서는 전 세계랭킹 1위 더스틴 존슨(38·미국)을 상대로 압도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셰플러는 전반에만 버디 4개를 앞세워 4홀차로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9번홀(파4)에서 보기로 한 홀을 내어줬지만 10번홀부터 두 홀을 연달아 잡으며 5홀까지 격차를 벌렸다.
존슨이 12번홀부터 내리 세 홀을 따내며 뒤늦게 추격에 시동을 걸었지만 셰플러의 상승세를 꺾지 못했다.
그는 16, 17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1홀을 남기고 3홀차로 승리를 따냈다.
'매치 달인' 케빈 키스너(38·미국)과 만난 결승전에서도 초반부터 거세게 몰아붙였다.
2, 4, 6번 홀을 따내며 일찌감치 3홀 차로 앞서나간 그는 14번 홀(파4)에서 버디로 한 홀 더 따내며
4홀차로 달아났다. 이후 15번 홀에서 비기면서 3홀을 남겨두고 4홀 차로 우승을 확정지었다.
12번홀(파5)에서는 벙커샷이 홀 안으로 빨려 들어가며 버디로 연결되는 그림같은 장면도 만들어냈다.
우승이 확정되자 셰플러는 아내와 포옹하며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그는 "늘 내 꿈을 잊지 않았다"며 "골프와 경쟁을 좋아한다.
지금 너무나 행복하다"며 감격했다.
셰플러는 2020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 데뷔해 곧바로 신인왕을 따냈다.
70경기를 치르는 동안 두번의 2위, 세번의 3위를 기록하며 우승을 노크했지만 끝내 1승을 올리지 못한
'무관의 강자'였다. 그래도 PGA 챔피언십 공동 7위, US오픈과 디 오픈 공동 8위 등 3개 메이저대회에서 톱
10에 오르는 꾸준한 경기력을 보였다. 지난해 말 미국 골프 전문 매체 골프위크는 셰플러를 2022년 생애
첫 승을 올릴 기대주로 꼽기도 했다. 결국 지난달 피닉스 오픈에서 첫 승의
물꼬를 튼 뒤 5개 경기만에 3승을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셰플러는 '올라운드 플레이어'다.
28일 현재 그는 평균 비거리 308.9야드로 PGA 투어 21위에 올라있다.
그린 적중률은 71.56%로 15위, 퍼팅도
15위로 전분야에서 골고루 상위권에 랭크돼있다.
이번 우승으로 셰플러는 상금랭킹(739만8014달러)과
페덱스컵 포인트 랭킹(2170점) 모두 1위에 올랐다.
세계랭킹 1위에도 오르면서 남자 골프의 새로운 대세로 자리잡았다.
첫 승 시즌에 메이저대회를 한 번도 치르지 않고 1위가 된 것은 셰플리가 처음이다.
43일간 우승상금으로만 약 70억원을 벌어들인 '벼락부자'이지만 여전히 예전과 같은
소박한 생활을 이어가는 점도 그의 매력이다. USA투데이에 따르면 셰플리는 고등학교때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2012년산 트럭을 아직도 몰고다닌다.
주행거리만 18만 마일에 이르지만 셰플러는 "아직 잘 작동한다"며
당분간 차를 바꿀 생각이 없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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