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골프가 지난해 ‘메이저 무관’의 아쉬움을 털어내고
‘마지막 호수의 여인’ 타이틀을 거머쥘 수 있을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2022년 첫 메이저대회 셰브런 챔피언십
(총상금 500만 달러·61억2000만 원)이 1일(한국시간)부터 나흘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 미라지의 미션 힐스 컨트리클럽(파72)에서 펼쳐진다.
지난해 한국 여자골프는 고진영(27)이 올해의 선수와 상금왕, 시즌 5승으로 다승왕까지
차지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박인비(34)와 김효주(27)가 각각
1승씩을 보탰지만 전체 7승에 그치면서 2015년부터 6년 연속 이어진 최다 우승국 영예를 미국
(8승)에 내줬다. 무엇보다 11년 만에 메이저대회 한국인 우승이 없었다는 점은 큰 아쉬움으로 남았다.
이를 말끔하게 털어낼 무대가 다가왔다. 1972년 창설된 셰브런 챔피언십은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7년간 ANA 인스퍼레이션이라는 명칭으로 불렸던 대회. 에너지기업 셰브런이 새 후원사가 되면서
올해까지만 미션 힐스에서 열리고 내년부터 텍사스주 휴스턴으로 장소를 옮긴다. 이 대회는 우승자가
미션 힐스의 ‘포피스 폰드’라고 불리는 연못에 뛰어드는 세리머니로 유명하다.
호수의 여인을 지켜보는 것도 올해가 마지막인 셈이다.
이 대회는 유독 한국과 좋은 인연을 갖고 있다. 2004년 박지은(43)을 시작으로 2012년 유선영(36),
2013년 박인비, 2017년 유소연(32), 2019년 고진영, 2020년 이미림(32)이 ‘호수의 여인’
기쁨을 누렸다. 지난해는 태국의 패티 타와타나낏이 우승해 연못 세리머니 기쁨을 만끽했다.
2019년 이 대회 챔피언인 ‘세계랭킹 1위’ 고진영은 직전 대회였던 JTBC 클래식을 공동 4위로 마친 뒤
“올해가 마지막으로 미션 힐스에서 열리는 대회이기 때문에 어느 선수든지 포피스 폰드에 빠지고 싶은
마음일 것”이라며 “나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34라운드 연속 언더파
행진을 이어가기 있는 고진영은 올 시즌 이미 마수걸이 승수
사냥에 성공하는 등 절정의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통산 21승 중 7승을 메이저대회에서 챙겨 우리 선수 중 가장 많은 ‘메이저 퀸’ 타이틀을 갖고 있는
박인비도 주목해야 한다. 2013년 이 대회 우승자이기도 한 박인비는 올해 예년에 비해 일찌감치
시즌을 시작한 덕분에 JTBC 클래식에서 공동 8위에 자리하는 등 예의 날카로운 샷감을 유지하고 있다.
안나린(27)도 눈여겨 봐야할 선수다. 투어 데뷔 후 3번째 대회였던 JTBC 클래식에서 끝까지 우승 경쟁을
펼치다 개인 최고인 단독 3위에 오른 그는 안정적 기량을 과시하며 미국 무대 조기 안착 가능성을 입증했다.
29일 발표된 세계랭킹에서 지난주 59위보다 무려 20계단 상승한 39위에
오른 안나린은 “메이저대회에서 더 집중해보겠다”며 선전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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