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구연 한국야구위원회(KBO) 신임 총재가 야구장 인프라와 관련해 지방자치단체에 강력한 메시지를 보냈다.
허 총재는 29일 공식 취임식을 갖고 24대 총재로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 후 처음으로 '야구인 총재' 시대를 연 허 총재는 취임식에서 젊은 팬 확보와 미래에 대한 투자 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해설위원 시절부터 큰 관심을 가져왔던 야구장 신축 등 인프라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허 위원은 지자체가 신축 구장 건립에 협력하지 않으면 연고지를 떠나는 방법도 강구해야 한다며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다음은 허 총재와 일문일답.
-강정호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예정인가.
"어제부터 본격적으로 근무하며 보고받고 있다. 여러 각도에서 조명해봐야 하고, 고려할 사항도 상당히 많다. 고민 중에 있고, 심사숙고하고 있다. 그동안 야구 해설을 할 때는 룰(규정)을 많이 봤는데, 요즘은 규약을 보고 있다. 모든 걸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을 내리겠다."
-일부 구단의 입김은 어떻게 차단할 건가.
"프로야구가 40년이 됐다. 프로야구는 빅마켓과 스몰마켓이 있는데 거기서
많은 이해관계가 상충하고 있어 스포츠 산업으로 가는데 상당한 어려움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KBO 사무국이 어떻게 잘 조절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커미셔너의 역할은 팬, 선수, 구단, 야구인의 조화를 어떻게 이끌고 발전시키고
리그 가치를 높이느냐라고 본다. 현실적으로는 만만치 않다. KBO 예산권이 없어 미래 투자가 어렵다.
이런 부분에서 KBO 이사분(각 구단 대표이사)들에게 이해시켜 미래에 대한 투자 유도를 해내야 한다."
-어제는 서면으로 선수들에게 메시지를 보냈는데.
"프로야구가 팬들의 의식수준을 따라가지 못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불미스러운 사건들이 터지고 팬들은 실망했다. 재임 기간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려 한다.
상벌위원회 조항은 한시적으로라도 조절할 필요가 있는 게 아닌가 생각된다.
사회적으로 주는 영향력이 큰 종목이기 때문에 메시지를 던져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메이저리그에서 돌아온 김광현(SSG 랜더스)이 허
총재와 만나 팬 서비스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고 했는데.
"31일 미디어데이에서 선수, 감독들과 만난다. 그 자리에서 이야기를 들어볼 예정이다.
김광현이 메이저리그에 갔다 문제의식을 느꼈다고 했는데 KBO리그 선수들이 얼마나 팬이 중요한지
몰랐다는 것 아닌가. 팬 한 명이라도 더 들어오게 하고 싶다는 것에 대해 굉장히 고맙게 생각한다."
-MZ세대 위원회 등을 언급했지만 계약 문제로 짧은 영상
등을 사용하기가 쉽지 않다. 젊은 세대의 관심을 끌 방법은.
"이사회에서도 말씀 드렸다. 흔히 말하는 쇼츠,
짤(웃긴 영상이나 사진) 등은 제약으로 인해 사용을 못한다.
이런 걸 풀지 않고 팬 확보하겠다는 건 말이 안 된다. 미래를 내다보지 못하고,
전문성도 부족해 중계권료를 많이 받는 데만 치중했다.
야구계가 젊은 세대들에 친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대전 야구장 신축 문제는.
"4월에 대전구장에서 허태정 대전시장과 경기를 관전하고 이야기할 예정이다.
정치적으로 스포츠를 이용해선 안 된다. 예산이 1600억원 가까이 확보돼 있는 걸로 안다.
강한 발언일지 모르겠지만 KBO가 이런 (안일한) 스탠스를 취해선 안 된다.
지자체가 구단에 갑질하고 소중함을 모르면 왜 그곳에 있어야 하나.
떠나봐야 느낄 수 있다. 야구단이 떠나면 팬들이 얼마나 화를 내고,
큰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줘야 한다.
총재 권한으로 할 수 있는 건 다 활용해야 한다고 본다."
-아마야구 수준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다.
"한국야구 마스터 플랜을 사무국에서 만들 예정이다. 피라미드 구조에서 프로가 정점이고,
저변이 넓어야 한다. 야구 놀이를 하는 청소년이 많아야 한다. 특히 야구는 장비도 그렇고,
일정 공간이 없으며 하기 힘들다. 인프라를 갖춰놓고 학습권도 보장해야 한다."
-해설위원으로 활동해왔는데 올해 우승팀을 전망한다면.
"이걸 이야기하면 곤란한 거 아닌가(웃음). 난 빈 스컬리(LA 다저스의 전담 캐스터)
를 원했지 버드 셀리그(전 MLB 커미셔너)를 바라진 않았다.
항상 그렇지만 지금 전력은 변수 요인이 너무 많다.
외국인 3명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너무 많은 변수가 있다.
팬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잘할 팀을 꼽으면 김광현이 돌아온 SSG, 양현종, 이의리, 김도영이
있는 KIA도 주목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강팀으로 분류되는 LG 트윈스, NC 다이노스,
KT 위즈는 물론 약팀으로 분류되는 롯데 자이언츠도 래리 서튼
감독이 2년 차를 맞아 작년보다 좋아질 거라고 본다."
-선수들의 일탈행위에 대해선 법적인 부분도 문제가 되어왔는데.
"KBO에서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건 (징계 규약이) 촘촘하지 못해서다.
음주운전이라면 가이드라인을 정해놓고, 명문화된 벌칙으로 가면 된다. 상벌위를 열 필요가 없을
정도로 해야 한다. 프로야구는 인기 스포츠로 관심이 높다. 사회적으로 주는
메시지도 중요하다. 솜방망이 처벌이란 소리를 안 듣도록 만들어 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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