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분 17초 만에 최하위권 팀을 단숨에 플레이오프에 어울리는 

팀으로 만드는 선수가 있다. 그런

 선수를 두고 MVP라고 하는 것이다.

전주 KCC는 19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과의 4라운드 홈 경기에서

 86-71로 크게 승리했다. 팀 최다 연패 타이 기록, 10연패의 막을 내리는 값진 

승리였으며 MVP의 귀환과 위대한 반격을 알리는 순간이었다.

단순히 홈에서 얻은 1승이 아니었다. 경기의 질 자체가 달라졌다. 마치 2020-2021시즌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을 

때와 같은 빠르고 날카로웠던 KCC의 농구가 살아난 듯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MVP 송교창이 있었다.

송교창은 손가락 부상 후 무려 90일 만에 돌아왔다. 분명 정상 컨디션은 

아니었다. 그의 강점이자 트레이드 마크인 림 어택을 

최대한 지양하는 모습이었다. 그럼에도 13분 17초 만에 3점슛 2개 포함 8점 3리바운드 

1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공격과 수비, 두 가지 측면에서 분명한 상승효과가 있었다.

먼저 공격이다. KCC가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던 지난 시즌을 살펴보면 

경기당 5.2회의 팀 속공을 기록했다. 세트 플레이에선 

라건아와 타일러 데이비스가 맹위를 떨쳤다면 트랜지션 게임의 중심에는 송교창이 있었다. 200cm에 

가까운 장신 포워드가 가드보다 빠르게 상대 림을 노렸다. 달리기 시작하면 한 골이 따라왔다.

송교창이 부상으로 오랜 시간 떠난 2021-2022시즌의 KCC 역시 

달리는 농구를 주무기로 삼았지만 효율이 좋지 못했다. 

송교창과 같은 피니셔가 없었다. 이로 인해 트랜지션 게임의

 시작점이었던 유현준마저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오리온 전은 이러한 우려를 완전히 씻는 순간이었다. 리바운드 후 

곧바로 상대 림을 향해 달려가는 송교창, 단순한 플레이일 수

 있지만 마주하는 오리온의 입장에선 공포일 수밖에 없었다. 송교창에게 쏠린 시선은 유현준에게

 기회였다. 그동안 소극적이었던 플레이가 사라졌고 패스와 슈팅에 머뭇거림이 없었다.

이외에도 확실한 공격 선택지가 생겼다는 것 역시 송교창의 가치였다.

 확실한 옵션의 추가. 오리온의 수비가 순식간에 무너진 이유였다.

송교창이 당장 20점 이상 퍼부을 정도로 컨디션이 좋은 건 아니다.

 실제로 전창진 감독이 "5분 정도 뛰니 교체 사인을 보냈다.

 체력적으로 아직 올라오지 않았다"라고 했을 정도. 그러나 송교창이 

코트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동료들에게 많은 기회가 생긴다.

 앞서 언급한 대로 유현준이 단숨에 컨디션을 되찾은 것이 근거다.

 눈에 보이지 않는 활약, 그리고 효과라는 건 바로 이런 것이다.

수비에서도 큰 활약을 한 건 아니지만 라건아의 리바운드 부담을

 잠깐이나마 줄였다. 더불어 오리온의 공격을 일단 멈추게 하는

 모습을 수차례 연출했다. KBL 최고의 미드레인지 점퍼 능력을 갖춘 이승현은 송교창을 중심으로 

한 KCC의 적극적인 압박 수비에 제대로 된 슈팅 시도조차 만들어내지 못했다.

사실 가장 큰 상승효과는 모든 팀들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는 

것이다. 이날 경기 수훈선수였던 이정현과 라건아는 입을

 모아 "MVP가 돌아왔으니 이제 앞으로 나아갈 일만 남았다"라고 이야기했다.

 이것만으로도 송교창이 왜 지난 시즌 MVP였는지를 재확인할 수 있었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듯 송교창은 복귀 후 첫 경기를 치렀을 뿐이다. 근데 생각보다 복귀 효과가 크다. 심지어 전준범까지 

돌아오며 외곽의 파괴력도 생겼다. 지금의 KCC는 전반기 때와 분명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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