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전 시간이 제한적이었다. 찰나의 순간 많은 것을 증명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렸다. 

프로야구 두산 외야수 조수행(29)이 생각의 전환에 나섰다. 

조수행은 “마음의 짐을 덜어내려 애썼다. 긍정적으로 바꾸니 야구가 더 좋아졌다”고 말했다.

강릉고, 건국대를 거쳐 2016년 두산의 2차 1라운드 전체 5순위 지명을 받았다. 

그해 데뷔했으나 줄곧 백업으로 지냈다. 2018시즌을 마치고 상무 야구단에 입대해 

복무를 마쳤다. 2020시즌 복귀해 다시 주전 외야진의 뒤를 받쳤다.

조수행은 “예전에는 안 좋은 생각이 많았다. 불안감이 컸다.

 혼자서 마이너스 요인을 채웠다”고 운을 띄웠다. 

그는 “내 자리가 없어서 무엇인가 보여줘야 한다는

 마음에 사로잡혔다. 잘해야 한다는 의욕이 너무 넘쳐 뜻대로 되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올해는 다르다. 낙관적으로 변했다.

 조수행은 “과거의 나처럼 하면 오히려 결과가 안 좋다는 것을 깨달았다.

 마인드를 바꿔 자신감을 갖기로 했다”며 “플레이가 잘 안 풀리더라도 해낼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대처했다. 이제는 야구를 더 재밌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결과로도 나타났다. 올 시즌 조수행은 주로 대주자로 활약을 덧댔다. 경기 후반 승부처에 교체 

투입돼 다음 베이스로 나아가며 득점 확률을 높였다. 상황에 맞게 동점, 역전, 추가점을 이뤄내 

임무를 완수했다. 그는 “타이트한 게임에 자주 출전하는데 예전엔 부담스러웠지만 지금은 즐겁다. 

스스로 믿음이 조금씩 생기는 듯하다. 물론 여전히 잘하면 행복하고 못하면 아쉽다”고 미소 지었다. 

이어 “더그아웃으로 들어오면 (김태형) 감독님께서 박수를 많이 쳐주신다.

 직접 칭찬하시는 편은 아니다”고 웃었다.

온종일 준비하고 대기하는 일을 반복한다. 경기 초반에는 더그아웃에 앉아 가볍게 몸을 푼다.

 5회 종료 후 클리닝타임 때 활발히 뛰어다니며 컨디션을 끌어올린다.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매 

이닝 심신을 깨운다. 조수행은 “경기 전 상대 투수들이 어떤 습관을 지녔는지 연구한다.

 게임 중에도 투수의 움직임을 관찰한다”며 “주루코치님들과의

 대화도 도움이 된다. 대비를 많이 하는 편이다”고 전했다.

상대의 견제가 점차 심해지고 있다. 아랑곳하지 않는다. 조수행은 “이미 예상했던 부분이고 

실제로 겪고 있다. 극복하면 된다”며 “체력 및 몸 관리를 잘해 이겨내겠다. 

올해 부상 없이 한 시즌을 끝까지 소화하는 게 제일 큰 목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때때로 선발 라인업에도 이름을 올렸다.

 타석 수는 많지 않으나 타율 0.359(39타수 14안타) 1홈런 4타점, 

득점권 타율 0.429(7타수 3안타), 장타율 0.513, 출루율 0.422 등을 자랑했다. 

지난 15일 삼성전서도 오랜만에 스타팅 멤버로 나서 5타수 3안타 1타점을 만들었다. 

조수행은 “선발 출전하는 날엔 타점을 내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다. 

못하는 날도 있겠지만 자신감과 욕심이 생긴 듯하다”고 수줍게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