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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쟁이티비 0 481 2022.05.17 17:40

“과거 내 축구에 대해 ‘질식수비’라고 하지 않았나. 사실 내가 가장 잘하는 축구다. 

그런데 FC서울은 선진적인 전술을 펼쳐야 하는 책임이 있다. 

내가 실패하더라도 나중에 다른 지도자가 계승하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다.”


최근 FC서울 훈련장인 경기도 구리 GS챔피언스파크에서 만난 안익수 서울

 감독은 특유의 나지막한 목소리로 이런 말을 했다. 포지션 파괴를 화두로 변화무쌍한 

빌드업을 펼치는 서울 축구는 K리그에서 가장 선도적인 전술로 평가받는다. ‘익수볼’이 애칭이다.

피지컬을 앞세운 일종의 ‘뻥축구’가 난무한 과거엔 상상하기 어려운 전술이다.


서울은 수비 요원인 오스마르, 기성용, 이한범이 주요 패스 지표 상위권을 싹쓸이하고 있다. 

전체 패스 숫자에서 오스마르가 1049개로 1위이고 기성용이 1001개, 이한범이 834개로 2~3위다. 

후방서부터 착실하게 빌드업을 거친다는 의미다. 이들 세 명은 중앙지역 패스에서도 나란히 1~3위다. 

공격 지역 패스도 서울 윙어 나상호가 219개로 전체 1위. 머리부터 발끝까지 서울의 패스 플레이는 두드러진다. 

팀 패스 수치도 당연히 압도적이다. 서울은 이제까지 총 7223회 패스를 기록, 리그 선두인 울산 현대

(6611회)를 제치고 팀 패스 숫자 1위다. 전방 패스도 2403회로 

울산(2156회), 전북 현대(1918회)를 제치고 최상위다.


안 감독은 과거 부산 아이파크 시절 ‘질식수비’로 명성을 높였다. 

열악한 스쿼드에도 상대 공격을 완벽하게 제압하는 방패를 구축하며 호성적을 냈다. 

부산 축구를 상징하는 또다른 표현으로 ‘안철수(안익수 감독은 철벽 수비축구)’라는 말도 나왔다.


수비를 예술로 승화시킨 질식 수비는 안 감독이 지금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고, 실리적으로 승점을 얻을 축구다. 

간간이 유혹도 느낄만 하다. 서울은 과거 최전방을 지킨 

데얀이 떠난 뒤 톱클래스 수준의 원톱 골잡이가 없다.

 올 시즌 서울이 리그에서 가장 세련된 축구를 펼친다는 

평가를 받으면서도 한때 중하위권으로 내려앉은 

요인 중 하나였다. 빌드업을 중시하는 축구가 빛나려면 수준급 

패서 외에 과정을 유의미하게 만드는 원톱 골잡이가 있어야 한다.


안 감독도 원하는 만큼 승점을 얻지 못할 때 실리적으로 전술을 바꾸고 싶은 생각이 들 수 있다. 

그러나 그는 익수볼을 밀고 가기로 노선을 정했다. 지난 15일 포항전 1-0 승리 직후에도

 “현재 (순위 경쟁) 상황에서 (지금의 축구를) 쉬어가고 싶은 생각도 있다. 하지만 우리 클럽하우스엔 

2010년 어린이날 6만747명 관중 기록이 여전히 걸려 있다. 그런 감흥을 다시 

느끼는 날까지 (세련된 축구 완성에)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안 감독은 ‘수도 서울에 걸맞은 축구’, ‘서울 브랜드에 부합하는 선도적 전술’을 입버릇처럼 말한다.

 K리그는 과거보다 하향 평준화했다는 시선도 있고, 갈수록 축구를 하려는 유스도 줄어드는 

것에 우려 목소리가 크다. 안 감독은 “K리그가 진정으로 한 단계 다시 올라서고 사랑받으려면

 선진리그의 전술, 시스템을 따라 하려는 노력이라도 보여야 하지 않겠나. 

그래야 팬이 찾고, 어린아이들이 축구를 더 하고 싶어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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