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강인권 감독대행의 시즌 목표는 ‘원팀 재건’이다. 한화와 치열한 꼴찌싸움을 하고 있지만,
최하위권에 머물 팀이 아니라는 게 아유다. 그러려면 선수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뭉쳐야 한다.
강 대행은 지난 20일부터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전에서 ‘원팀 재건’을 거듭 강조했다.
22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는 “베테랑들이 분위기를 다잡고 있다.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후배들을
독려하기 시작하면 좋은 분위기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팀 전력의 절반으로 불리는 양의지를
필두로 프리에이전트(FA)로 합류한 박건우 손아섭에 방역수칙 위반 술자리
파문에 따른 징계를 소화한 뒤 돌아온 박민우 등이 ‘원팀 재건’ 특명을 수행 중이다.
실제로 양의지는 최근 경기 도중 선수들을 불러 모아 정색한 게 중계화면에 잡힌 적이 있다.
박민우는 “큰 점수 차로 이기고 있을 때도 그라운드 안에서만큼은 진지함을 잃지 말라는 메시지를
준 것”이라며 “원래 나한테 지시했다. 경기 후 (얘기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는데 (양)의지형이
하고 있더라”고 귀띔했다. 팀 내에서 ‘츤데레 선배로’ 통하는 양의지가 공식적으로 후배들을
독려하는 일은 많지 않다. 강 대행은 “선배들이 팀을
끌어가려고 노력하는 것만으로도 고마운 일”이라고 말했다.
NC는 김경문 감독 시절부터 ‘진지한 구단’ 중 하나였다. 밝은 분위기로 경기를 치르려고 노력했지만,
너무 장난스럽거나 상대를 존중하지 않는 태도를 금기시했다. 그러나 방역수칙 위반 술자리 파문에
이어 코치간 음주 폭행 사건까지 잇달아 터져 사장 단장 감독이 모두 경질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 어수선한 분위기로 시즌을 치르니 성적이 좋을리 없다.
외부에 비친 NC 이미지도 기강이 없는 팀으로 전락했다.
강 대행이 “선수 개인에 대한 평가를 가급적 자제하겠다”며 “선수들을 하나로 뭉치게 하려면 개인이
아닌 팀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난 21일 광주 NC전에서 5-0 리드에도
불구하고 승리요건까지 아웃카운트 1개를 남겨둔 김시훈을 강판한 것도 개인보다 팀을 위한 선택으로 비쳤다.
강 대행은 “(김)시훈이에게만 엄격한 잣대를 대는 것 같아 미안하다고 했다. 다섯 점 리드를 안고
있었지만, 한 두점 빼앗기면 젊은 불펜진이 부담을 안고 등판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잡을 경기는 확실히 잡고 가야하므로 때로는 냉정한 경기운영이 필요하다.
비록 대행이지만 팀 재건을 위해서는 개인이 희생할 수도 있다는 철학을 선수단에 심어주고 있다.
원팀’을 향한 뚜렷한 목표는 세웠지만, 팀이 반등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장기레이스는 일정 수준
이상의 투수력을 갖춰야 경쟁을 할 수 있다. 토종 선발진이 사실상 붕괴됐고, 경험이 부족한
불펜진으로 시즌을 치러야 하는 NC는 상대적으로 약해보인다. 그렇다고 젊은 선수들에게 무한정
기회를 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22일 KIA전에서도 1회초 박건우의
솔로 홈런으로 선취점을 뽑고도 홈런 두 방을 내줘 주도권을 빼앗겼다.
패하는 경기가 많으면 팀보다 개인을 강조하는 게 선수들의
본성이다. 진짜 원팀이 되려면 더 많이 이기는 것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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