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이 흥미로운 기사 하나를 게재했다.
MLB.com 앤서니 카스트로빈스 기자는 24일(이하 한국시각) '퍼펙트게임이 희귀종이 된
이유'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2012년 8월 16일 펠릭스 에르난데스가 그 해 3번째 퍼펙트게임을
달성한 이후 올해까지 38번의 노히터가 나왔지만 퍼펙트게임은
없었다'고 했다. 최근 10년 동안 퍼펙트게임이 나와지 않았다는 얘기다.
퍼펙트게임은 노히터의 일종이다. 노히터는 피안타 없는 완투다. 퍼펙트게임은 피안타는
물론 볼넷, 사구, 실책 등에 의한 출루 없이 그야말로 완벽하게 완투승한
경기를 말한다. 당연히 퍼펙트게임은 팬이라면 평생 못 볼 수도 있는 대기록이다.
메이저리그가 출범한 1876년 이후 노히터는 316차례 나왔다. 올시즌만 해도 벌써 2개가 기록됐다.
하지만 퍼펙트게임은 포스트시즌을 포함해 23번 뿐이다.
최근 10년간 38번이나 노히터가 연출됐음에도 퍼펙트게임은 없었다.
카스트로빈스에 따르면 노히터가 38번 이상 나오는 사이 퍼펙트게임이 없던 기간은 역사상
두 번밖에 없다. 1922년 4월 31일 시카고 화이트삭스 찰리 로버트슨과 1956년 10월 9일
뉴욕 양키스 돈 라슨의 퍼펙트게임 사이에 42번의 노히터가 있었고, 1968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캣피시 헌터와 1981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렌 바커의 퍼펙트게임 사이에도 42차례 노히터만 연출됐다.
카스트로빈스는 최근 10년 동안 퍼펙트게임이 나와지 않은 이유를 5가지로 설명했다.
우선 심판들의 판정이 매우 엄격해졌다는 것이다. 스트라이크와 볼,
세이프와 아웃, 사구와 파울 등의 판정을 내릴 때 투수에게 불리한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카스트로빈스는 '1901년 이해 9회 이후 퍼펙트 행진이 깨진 건 33번인데 그 중 24.2%인 8번이
최근 10년새 있었다'며 그 예들을 소개하면서 '퍼펙트게임이 힘들어진 통계적 이유는 많지만,
간단히 설명하면 야구는 인치의 경기로 우리 모두 그것에 부족했던 것'이라고 했다.
오심이 아니라고 해도 몇 인치 차로 스트라이크가 볼이 되고,
아웃이 세이프가 되는 등 박빙의 순간이 많아졌다는 얘기다.
카스트로빈스는 그밖의 이유로 타자들이 볼카운트를 길게 끌고가는 성향이 강해졌는 점,
투수들의 변화구 구사 비율이 증가했다는 점, 감독의 전술 때문에 퍼펙트 투구 중 자주
교체된다는 점, 사실은 그동안 퍼펙트게임이 이론적 확률보다 많이 나왔다는 점 등을 들었다.
퍼펙트게임의 이론적 확률에 대해 메이저리그 데이터 전문간 톰 탱고는 "162경기-30개팀 체제에서는
4년에 한 번, 16개팀 체제에서는 8년 한 번 나오는 게 정상"이라며 "지난 120년 동안 평균적으로
6년에 한 번이라고 치면 우리는 20번 정도 퍼펙트게임을 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1901년 이후 실제로는 21번을 봤으니 나올 만큼 나왔다는 뜻이 된다.
KBO리그는 1982년 출범 이후 지난해까지 40년 동안 정규시즌 2만700경기에서 퍼펙트게임은
나오지 않았다. 메이저리그도 2012년 에르난데스 이후 10년간 치른 2만여
경기에서 퍼펙트게임이 한 번도 안 나왔다. 퍼펙트게임이 어려운 건 어디나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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