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대표하는 '천재타자'로 불리며 일본프로야구 무대를 사실상 평정한 스즈키 세이야
(28‧시카고 컵스)는 오프시즌부터 모았던 큰 화제를 시즌 초반까지 이어 가는 데 성공했다.
오프시즌 당시 왜 많은 팀들이 그에게 관심을 가졌는지, 그리고 컵스가 왜 메이저리그 경력이
단 한 경기도 없는 그에게 포스팅 금액을 제외하고도 5년 총액 8500만 달러(약 1075억 원)를
투자했는지 증명하는 듯했다. 기본적인 타율 관리가 됨은 물론, 볼넷도 곧잘 골라
출루율도 높았고 안타 중에는 장타가 더러 끼어 있었다. 아주 이상적인 비율 스탯이었다.
스즈키는 첫 10경기에서 타율 0.429, 출루율 0.564, 장타율 0.929라는 어마어마한 성적을 거뒀다.
리빌딩 중인 컵스가 향후 5년 동안 외야를 책임질 인재를 건져낸 것 같았다. 그러나 그 이후 성적은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이제는 4월 초에 벌어 저축했던 기록을
사실상 모두 반납한 수준이다. 위기에 빠진 스즈키다.
24일(한국시간) 현재 스즈키의 지난 한 달간 성적만 뽑아보면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스즈키는 최근 한 달간 23경기에 나가 92타석을 소화했다. 그 92타석에서 타율 0.207, 출루율
0.250, 장타율 0.333에 머물고 있다. 삼진을 안 당하고 볼넷을 골라내는 게
최고 장점으로 뽑힌 스즈키지만, 최근 한 달간 삼진 비율은 32.6%까지 치솟았다.
그런 스즈키의 지난 한 달간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는 -0.2다. 대체선수 레벨을 고려하면,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있는 것이 팀에는 특별한 이득이 없는 수준이다. 지난 한 달간 -0.2의
WAR은 규정타석을 채운 리그 174명의 타자 중 156위다.
팬그래프의 집계에 따르면 공격(-4.7)과 수비(-0.7) 모두 마이너스다.
24일까지 스즈키의 시즌 전체 성적은 37경기에서 타율 0.246, OPS(출루율+장타율)
0.786의 비교적 평범한 성적으로 돌아왔다. OPS 0.786의 성적이 최근 리그 환경에서 결코
못한 성적은 아니지만, 시즌 초반에 냈던 성적의 기대치를 생각하면 많이 떨어진 건 분명하다.
5년 총액 8500만 달러를 받은 타자임을 고려하면 이 레벨이 마지노선이라고 볼 수도 있다.
여러 이유가 나온다. 우선 여전히 좋은 타구를 날려보내고 있지만, 운이 없다는 지적도 있다.
다만 공을 많이 보고 있어 방망이를 너무 아낀다는 비판이 꾸준히 나온다.
자신의 존에 들어오는 공을 계속 지켜보는 경우가 시간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또한 패스트볼(.273)은 비교적 잘 치고 있는 반면, 역시 변화구 적응력은 문제다.
특히 체인지업과 같은 오프스피드 피치 타율이 0.071밖에 안 된다.
한편으로는 유독 변덕스러운 시카고 날씨가 쉽지 않다는 스즈키의 이야기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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