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로이드'란 말이 KBO에만 있는 게 아니다.
뉴욕 양키스 애런 저지가 FA를 앞둔 올시즌 초반 폭발적인 타격감을 뽐내며 홈런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저지는 24일(이하 한국시각)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홈게임에서 홈런 두 방을 터뜨렸다.
2번 우익수로 선발출전한 저지는 1회말 1사후 첫 타석에서 중월 솔로홈런을 때려냈다.
볼티모어 선발 조던 라일스를 상대로 볼카운트 1B1S에서 3구째 몸쪽 90.3마일
싱커를 걷어올려 가운데 담장을 훌쩍 넘겼다. 타구속도 112마일에 비거리는 418피트.
2-4로 뒤진 5회말 세 번째 타석에서는 좌월 투런포를 날리며 4-4 동점을 만들었다.
볼카운트 2B2S에서 한복판으로 떨어지는 라일스의 79마일 슬라이더를 잡아당겼다.
양키스는 4대6으로 패해 3연패에 빠졌지만, 저지의 타격감은 절정이었다. 3타수 2안타 3타점을
올린 저지는 타율 0.325, 17홈런, 34타점, 장타율 0.715, OPS 1.113을 마크했다.
메이저리그 전체 홈런 1위, 타점 4위, 장타율 1위, OPS 2위다.
이날 양키스타디움을 찾은 3만2187명의 홈팬들은 저지가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M~V~P~"를 외쳐댔다.
경기 후 애런 분 감독은 "때로는 저지의 홈런이 당연하다고 여겨진다"며 찬사를 보냈다.
저지의 올시즌 4번째, 통산 20번째 멀티홈런 경기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통산 612경기에서 저지보다
많은 멀티홈런 게임을 펼친 선수는 랄프 카이너 밖에 없다. 또한 시즌 첫 42경기에서
4차례나 멀티홈런을 때린 양키스 타자는 1928년 베이브 루스 이후 저지가 처음이다.
저지는 올시즌 후 생애 첫 FA가 된다. 대박이 예약된 상태다. 지난달 초 양키스의 7년
2억1350만달러 제안을 거절한 저지는 올 겨울 3억달러에 육박하는 특급 대우가 확실시된다.
ESPN은 지난 22일 저지의 예상 몸값에 대해 '내년 31세가 되는 저지는 8년간
연평균 3500만달러, 총액 2억8000만달러(약 3540억원)가 합리적'이라고 했다.
하지만 저지의 욕심은 다르다. 양키스의 7년 계약을 단칼에 거절한 그는 3억달러 이상을 바란다.
올해 부상없이 홈런왕 또는 MVP에 오르기라도 하면 연평균 4000만달러도 노려볼 수 있다.
저지는 이달 들어 이날까지 20경기에서 10개의 대포를 쏘아올렸다.
지금과 같은 페이스라면 산술적으로 66홈런을 날릴 수 있다. 60홈런은 2001년 배리
본즈(73개)와 새미 소사(64개) 이후 20년간 나오지 않았다. '스테로이드 시대'
이전 마지막 60홈런은 1961년 양키스 로저 매리스가 때린 61개다.
저지는 아메리칸리그 신인왕을 차지했던 2017년 52홈런이 자신의 한 시즌 최다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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