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외국인 타자 소크라테스 브리토(30)는 4월 한 달 동안 별로 좋은 말을 듣지 못했다.
성적이 워낙 안 좋았다. '시즌 1호 퇴출' 후보 중 하나까지 거론될 정도였다.
공‧수‧주 3박자를 모두 갖췄다는 평가가 무색했다.
수비는 전임자로 비교됐던 로저 버나디나보다는 한 수 아래였다.
아예 출루를 못하는데 주루에서의 강점이 부각될 수도 없었다.
소크라테스는 4월 한 달 동안 24경기에서 타율 0.227에 그쳤다.
홈런은 단 하나, 도루도 하나였다. 6개의 볼넷을 고르는 사이 삼진만 26개를 당했다.
방망이에 맞는 타구에는 힘이 없어 보였다.
그런 소크라테스가 5월 들어 대반전을 만들어냈다.
소크라테스는 24일까지 5월 20경기에서 타율 0.432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규정타석을 채운 선수 중 5월 월간 타율이 4할을 넘는 선수는 소크라테스가 유일하다.
2위 호세 피렐라(삼성‧0.386)와도 적잖은 차이가 난다.
단순히 타율만 높은 것도 아니다. 4개의 홈런을 더해 장타율도 0.728에 이른다.
볼넷이 많은 유형은 아니지만 공격성을 되찾았고, 좋은 타구질과 많아진 인플레이타구가 합쳐지며
뛰어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삼진은 81타수에서 단 7개에
불과하고, 5월 OPS(출루율+장타율)는 1.175에 이른다.
5월 월간 최우수선수(MVP)에 도전할 만한 페이스로 달려가고 있는 가운데, 어쩌면 KBO리그 역사에
한 획을 그을지도 모른다. 소크라테스는 5월 들어 20경기에서 총 35개의 안타를 때렸다.
단순히 따지면 경기당 1.75개씩 안타를 만들었다.
이 페이스라면, KBO리그 월간 최다 안타 신기록도 가능할지 모른다.
현재 이 기록은 2018년 6월의 김재환(두산)이 가지고 있다. 당시 김재환은 한 달 동안 무려
46개의 안타를 쳤다. 종전 기록이 44개(1997년 6월 강석천,
1999년 5월 이병규, 2009년 8월 홍성흔)이었는데 이를 뛰어넘었다.
비로 경기가 취소되는 일이 없다고 가정할 때, 소크라테스에게 남겨진 경기는 6경기다.
그간 해왔던 것처럼 6경기에서 1.75개의 안타를 친다고 하면 10~11개를 추가한다.
조금 더 힘을 낸다면 김재환의 기록에도 도전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지는 셈이다.
사실 소크라테스는 1~4번 상위타선에 포진하는 선수는 아니다. 5월 들어 소크라테스는
6번(50타석)에 가장 많이 들어섰고, 그 다음이 5번(18타석)과 7번(17타석)이었다.
상대적으로 리드오프들에 비해 타석 수가 적을 수밖에 없다. 다만 이런 핸디캡을 극복할 정도의
뛰어난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다. 사실 이런 기록을 세울 기회는 자주 오지 않는다.
이왕 여기까지 온 것, 정상에도 도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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