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공을 못 치고 있으니 할 말이 없네요(웃음). 한국 투수들이 잘 던지는 것 같아요."
키움 히어로즈 외국인 타자 야시엘 푸이그(32)에게 KBO리그에 어느 정도 적응했는지 묻자 돌아온 답이다.
푸이그는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132홈런을 친 강타자지만, 올해 처음 도전한 한국 무대에서는 47경기,
타율 0.205(176타수 36안타), OPS 0.640, 5홈런, 22타점으로 다소 고전하고 있다.
역대 KBO리그에서 뛴 외국인 타자 가운데 빅리그
경험이 가장 풍부한 선수기에 기대치를 밑도는 느낌도 있다.
그래도 최근 반등의 기미를 보이는 경기가 하나둘 늘고 있다. 푸이그는 26일 잠실 LG
트윈스전에 8번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1볼넷 4타점으로 활약하며
12-5 대승을 이끌었다. 푸이그의 활약 덕분에
키움은 3연승을 달리며 시즌 성적 27승20패로 단독 2위가 됐다.
푸이그는 "오늘(26일) 경기 결과를 특별하게 생각하진 않으려 한다. 늘 최선을 다하고 있고,
좋은 콘택트를 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오늘은 콘택트가 잘됐고, 안타 2개를 치면서 팀
승리를 도울 수 있었다. 계속 좋은 플레이를 해서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이날 경기 직전까지 푸이그는 타율 0.198에 머물러 있었다. 시즌 타율을 2할 초반까지
끌어올리긴 했지만, 최근 10경기 타율은 여전히
1할대(0.154)다. 단 하루의 활약으로 만족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푸이그는 최근 잘 맞은 타구가 불운하게 잡힌 게 많다는 말에 "신경 쓰지 않는다.
연습을 많이 하고 있다. 잡힌 타구가 많았지만, 안타가 되기도 한다.
좋은 스윙으로 공을 콘택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공을 맞히지 못하면 운 자체가 없어지니까"라고 덤덤하게 말했다.
8번까지 타순이 밀린 지금 상황이 기분이 좋을 리는 없다. 몸값 100만 달러(약 12억원)를
받는 선수가 중심타선이 아닌 하위 타선에서 뛰는 것은 팀에도 낭비다.
푸이그가 한국 투수들에게 조금 더 적응해서 다시 중심타선을 이끄는 게 가장 좋은 시나리오다.
푸이그는 "팀이 이기고 있고, 연승하고 있다. 내가 타격이 풀리지 않아도 동료들이 커버를
해줘서 이기면 기쁘다. 하지만 나도 타격이 풀리지 않으면서 팀원들까지 방망이가
안 맞을 때는 화가 난다"며 어떤 자리에서든 팀 승리에 보탬이 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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