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소름 돋았어요. 선수도 이렇게 소름 돋는데 팬들은..... 

'이렇게 야구를 좋아하게 되는구나'를 새삼 느꼈어요."

전날(5월 31일) 잠실 두산전에서 나온 소크라테스 브리토(30)의 

역전 스리런을 본 류지혁(28·KIA 타이거즈)의 소감이다.

류지혁은 5월 한 달간 타율 0.324, OPS(출루율+장타율) 0.886 맹타를 

휘두르며 KIA의 5월 승률 1위(18승 8패)를 이끈 1등 공신이었다. 

김종국 KIA 감독의 배려 덕에 5월의 마지막 날은 필드가 

아닌 더그아웃에서 동료들의 경기를 직관할 찬스를 얻었다.

한 발짝 물러나 지켜본 5월의 KIA는 도무지 질 것 같지 않은 팀이었다. 

31일 경기에서 KIA는 에이스 양현종(34)이 2회까지 공 65개를 던지며 

5실점을 해 패색이 짙어 보였다. 하지만 정작 선수들의 생각은 전혀 달랐다.

1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만난 류지혁은 "(김)선빈이 형이 적시타를 치기 

전에도, 아니 0-5로 뒤진 상황에서도 다들 '질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우리에게 큰 점수 차도 따라갈 수 있는 힘이 생긴 것 같았다"고 전날을 돌아봤다.

단연 백미는 3-5에서 6-5를 만드는 소크라테스의 5회초 역전 우월 스리런이었다.

 잠실야구장 상단에 꽂히는 초대형 홈런은 경기장을 찾은 

1만 8194명의 관중을 뜨겁게 달궜다.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류지혁은 "'잠실 LG전, 사직 롯데전에서도 쳤는데 이 상황에서 또 친다고?' 

라는 생각이 바로 들었다. 팬분들이 정말 많이 오셨는데 어제 같은 경기는

 솔직히 누가 하라고 해도 못 한다. 돈 주고도 못볼 경기를 봤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뜨거운 타격감은 달이 넘어가도 계속됐다. KIA는 1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두산과 원정경기에서 7-3으로 승리했다. 위닝시리즈를 

확보했고 29승 22패로 단독 3위 자리를 굳건히 했다.

대한민국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로 임시공휴일이었던 이날은 

만원 관중(23750명)에 살짝 모자란 2만 3244명의 관중이 찾았다.

전날 짜릿한 역전포가 잠실벌을 달궜다면 이날은 잠잠했던 중심 타자들의 

연이은 대포가 서울 하늘을 수놓았다. 4회 박동원이 강속구 투수 로버트 스탁의

 시속 158km 직구를 통타해 만루포를 만들었고, 6회 최형우, 7회 나성범은 각각 솔로포를 쏘아 올렸다.

이날도 3개의 홈런을 기록하면서 KIA는 팀 홈런 44개로 해당 부문 단독

 1위 자리를 굳건히 했다. 지난해 KIA가 팀 홈런 66개로 리그 

꼴찌였던 것을 생각한다면 상전벽해가 아닐 수 없다.

선수도 소름 돋는 경기를 매일같이 보여주는데 팬들이 열창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연이틀 경기 후반 잠실야구장에는 우렁찬 남행열차의 노랫말이 울려 퍼졌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박동원은 "남행열차를 응원으로 들으니 소름이 돋았다.

팬들이 정말 응원을 많이 해주셔서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고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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