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포크볼이었다. LG 베테랑 투수 김진성(37)이 또다시 궂은 일을 해냈다. 

LG는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연장 접전 끝에 키움에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김진성은 9회말 끝내기 위기를 막아냈다. 그러자 구원승이 보답으로 돌아왔다.

키움은 3회 2사 1,2루에서 송성문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았고, LG는 5회 2사 

3루에서 김현수의 적시타로 1-1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는 계속해서 0의 행진이었다.

9회 운명이 엇갈리는 듯 했다. LG는 9회 선두타자

 문성주가 3루수 송구 실책으로 무사 2루 찬스를 만들었다. 

그러나 문보경이 보내기 번트 실패(3루수 뜬공 아웃). 이후 포수의 패스트볼로 

1사 3루 절호의 기회가 왔지만, 이상호의 2루수 땅볼 때 3루 주자가 홈에서 태그 아웃됐다.

위기 뒤에는 찬스라고 했다. 키움은 9회말 1사 후 대타로 나온 박준태가 LG 불펜 

김대유 상대로 좌선상 2루타를 때려 끝내기 찬스를 잡았다. 1사 2루에서 LG의 투수 교체.

LG 벤치의 선택은 베테랑 김진성이었다. 불펜에는 최고 157km의 투심을 던지는 최강

 셋업맨 정우영도 있었다. 그러나 류지현 감독은 포크볼이 주무기인 김진성을 마운드에 올렸다.

정우영은 볼끝 움직임이 좋은 투심으로 땅볼을 많이 유도한다. 그런데 자칫 빗맞은 타구가 

내야수 사이를 빠지거나 수비 없는 공간에 떨어질 때가 가끔 있다. 김진성의 탈삼진 능력을 믿은 것으로 보였다.

김진성은 경기 후 “앞서 4번타자 때부터 준비하고 있었다”며 “후배 타자들이 포크볼이 좋다고 

자주 말해준다. 알고도 치기 어려운 포크볼이라더라. 자신감을 갖고 던진다”고 말했다.

김진성은 밀어치기에 능한 이지영 상대로 바깥쪽 높은 코스의 직구 3개를 던져 1볼 2스트라이크

 유리한 카운트를 이끌었다. 4구째 128km 포크볼이 거의 원바운드에 

가깝게 낮게 떨어졌고, 이지영의 배트는 허공을 갈랐다. 삼진 아웃.

김혜성은 자동 고의4구로 내보냈다. 2사 1,2루에서 김휘집과의 승부. 여전히 안타를 맞으면 끝내기

 패배 위기 상황. 김진성은 포크볼 4개를 연속 던졌고 2볼 2스트라이크가 됐다. 5구째 회심의 

바깥쪽 낮은 직구는 살짝 빠졌다. 풀카운트에서 승부구는 포크볼, 

낮게 떨어지는 127km 포크볼에 김휘집도 헛스윙 삼진으로 돌아섰다.

김진성은 완벽하게 벤치 기대에 부응했다. 위기 뒤에 찬스가 올 차례. 

LG는 연장 10회초 김현수의 3점 홈런이 터졌고, 10회말 마무리 고우석이 무사 

만루 위기에서 1점으로 막고 승리를 지켜냈다. 

끝내기 위기를 잘 막은 김진성이 승리 투수가 됐다.

김진성은 지난 시즌을 마치고 NC에서 방출됐다. 

재취업을 위해 9개 구단에 모두 연락했고, LG에서 새로운 기회를 잡았다.

개막 엔트리에 포함된 김진성은 4월에는 추격조로 불펜에서 궂은 일을 담당했다.

 5월 초중반에는 실점이 조금 많았으나 5월말 다시 안정감

 있는 피칭으로 다양한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최근에는 포크볼 구위와 제구가 위력적이다. 최근 10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이다. 

11이닝 동안 10탈삼진 3피안타 3볼넷(고의4구 2개) 1사구. 완벽한 피칭이다.

이제는 중요한 승부처나, 위기 상황에서 등판해 필승조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셋업맨을 대신해 끝내기 위기에 나설 정도로 벤치 신뢰를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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