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원(22·한화)에게 2021년은 잊지 못할 한 해였다. 

지난해 입단 4년차를 맞이한 정은원은 139경기에 나가 한화의 2루를 확실하게 지켰고, 

전반적인 지표에서 최고의 시즌을 보낸 끝에 생애 첫 골든글러브 수상까지 내달렸다.

정은원을 황금장갑으로 인도한 건 방망이였다. 139경기에서 타율 0.283, 

출루율 0.407, OPS(출루율+장타율) 0.791을 기록했다. 

특히 출루율을 직전 시즌 대비 4푼 이상(2020년 0.362→2021년 0.407) 

끌어올리며 타격에 눈을 뜨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8년 데뷔 후 한화 내야의 미래로 불린 정은원은 이처럼 차근차근 단계를 밟고 있다. 

2018년 1군 선수로서의 기틀을 놨다면, 

142경기에 나간 2019년에는 1군 주전 선수로서 성장했다. 

그리고 2020년을 거치며 확실한 팀의 주축으로 자리했고, 

2021년에는 리그를 대표할 만한 좋은 2루수로 성장했다. 

특별한 뒷걸음질 없이 차근차근 성장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정은원은 여기서 만족하지 않는다. 골든글러브 수상의 환호는 이제 예전이 된 듯했다. 

오히려 그 황금장갑을 보면서 다음 과제를 생각했다고 말한다. 

지금까지 캠프 시작이 떨림과 긴장이었다면, 

이제는 "지금은 그런 감정보다는 설레는 마음으로 캠프에 온 것 같다"라는 소감에서 이를 느낄 수 있다. 

뭔가 해야 할 것을 아는 선수의 감정이 대개 설렘이다.

현재 정은원의 머릿속을 지배하는 단어는 수비다. 

공격에 비해 수비가 처진다는 냉정한 자기 평가를 내렸다. 

공격은 공격대로 발전하고 또 보완해야겠지만, 일단 수비라는 당면과제에 힘을 쏟을 각오다.

 그는 이번 캠프의 주안점에 대해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수비"라고 강조했다.

잠시 잊고 있었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정은원은 "원래 수비에 대한 생각을 엄청 많이 했었다. 

그런데 방망이 치는 게 중요해지고, 경기에 나가면 수비보다는 

방망이에 더 집중하는 생각이 강해지면서 수비가 발전이 없었다"고 담담하게 털어놨다.

 어린 선수가 1군에서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공격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러다보니 지금까지는 너무 공격만 생각을 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골든글러브까지 오르고 보니 자신의 수비가 보였다. 

수비 실력과 별개로 아예 신경을 제대로 쓰지 못한 스스로를 반성했다. 

정은원은 "타격도 마찬가지지만, 더 좋은 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수비도 발전해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 

수비 기본기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다"면서 "

감독님이 들어오시면 수비에 대한 이야기도 더 많이 하고,

 더 많은 것을 배워야 한다. 작년에 공격이 좋아진 모습처럼 수비적인 

부분도 많이 발전시켰다는 이야기를 듣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장점을 발전시키는 것도 중요하고, 단점도 보완하는 게 중요하다. 

정은원의 최종적인 목표는 "단점이 없는 선수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계속 부딪혀보겠다고 했다. 

그는 "(공격도) 새로운 시도를 하면서 장점과 단점을 다 느꼈던 것 같다"고 했다.

 수비도 마찬가지 길을 걷길 원한다.

 확실한 목표와 동기부여가 있기에 이번 캠프도 기대를 걸어볼 수 있다.

공격이나 수비 어느 하나만 탁월해도 좋은 선수라는 평가는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켄 그리피 주니어나 스즈키 이치로와 같은 선수들이 범접할 수 

없는 슈퍼스타 대열에 오른 건 수비까지 뒷받침이 되었기 때문이다. 

정은원도 그 길을 닦길 원하고 있다. 골든글러브는 하나의 반환점이었을 뿐이다. 

완성형 2루수로 가기 위한 여정이 곧바로 다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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