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밀 워니와 최준용이 무대의 주인공이었다면

 이현석은 이날 최고의 조연이었다.

서울 SK가 4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전주 KCC와의 5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86-72로 승리했다. 

SK는 이날의 승리로 창단 후 최다 연승 타이기록인 11연승을 달성했다.

최근 매서운 상승세처럼 SK는 이날도 1쿼터부터 거세게 KCC를 몰아붙였다.

 특히, SK는 안영준과 최준용, 자밀 워니가 차례로 번갈아가며 KCC의 림을 공략했다.

 주축 선수들의 맹활약에 힘입어 SK는 경기 초반,

 KCC에 빼앗겼던 주도권을 삽시간에 되찾아올 수 있었다.

이번 시즌, 서울 SK 파죽지세의 원동력 중 하나는 벤치 뎁스가 타 팀들에 비해 두텁다는 점이다. 

SK는 주축 선수들뿐만 아니라 벤치 자원들도 제 몫을 

톡톡히 해내며 매시간 좋은 경기력을 유지하고 있다.

종종 주축 선수들의 경기력이 좋지 않을 땐 오히려 벤치 자원들이 나서 경기를 풀어나가기도 한다.

 즉, 누가 코트에 들어서도 해당 포지션에서 발생하는 편차가 크지 않다고 말할 수 있다.

 이날은 스타팅 라인업으로 나선 최원혁이 벤치로 들어오자 이현석이 그 자리를 완벽히 메꾸며 활기를 불어넣었다.

이현석은 1쿼터 종료 4분 52초를 남기고 코트에 들어섰다. 

이현석은 투입과 동시에 악착같은 움직임과 수비 리바운드로 코트 에너지 레벨을 끌어올렸다. 

그는 쿼터 1분 10초 전엔 돌파 후 짧은 패스로 허일영에게 득점을 선물했다.

물론, 본인의 득점도 잊지 않았다. 이현석은 1쿼터 종료 30초 전, 

오른쪽 코너에서 양우섭의 날카로운 패스를 3점슛으로 연결했다.

시간이 촉박한 상황이었지만 그는 침착함과 빠른 슛 릴리즈를 바탕으로 SK의 점수에 3을 추가해냈다. 

그의 공수 전반에 걸친 맹활약에 SK는 KCC를 상대로 앞선 채 다음 10분을 준비할 수 있었다.

2쿼터를 통째로 쉬어간 이현석은 3쿼터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이현석은 수비가 뛰어난 정창영을 상대로 적극적인 돌파를 선보였다.

 몸싸움에서 쉽게 밀리지 않았고 이후, 여유로운 점퍼로 득점을 이어갔다.

손끝 예열을 마친 이현석은 더욱 자신감 있게 공격에 가담했다. 

그는 이어지는 공격에서 안영준의 킥아웃 패스를 오른쪽 코너 3점슛으로 화답했다. 

양 팀의 공격 흐름이 잠시 정체돼있던 상황에서 답답한 혈을 뚫어낸 한방이었다.

이현석은 4쿼터 들어서도 존재감을 과시했다. KCC가 마지막 추격전을 개시해오자

 빠른 속공 전개로 경기장의 분위기를 뒤집어놨다. 파울에 이은 자유투로 

득점을 챙긴 이현석은 종료 버저가 울릴 때까지 코트를 지키며 팀 승리에 공헌했다.

이현석은 이날 19분 45초 동안 9점 2리바운드 1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기록만 놓고 보면 크게 두드러지는 활약은 아니다. 

하지만 그는 오랜만에 많은 출장 시간을 부여받은 만큼 죽기 살기로 코트를 누비었다.

또 그가 코트 위에서 보여준 투지와 알토란같은 활약은 전희철 감독을 미소 짓게 하기 충분했다.

이현석은 이번 시즌 31경기 동안 평균 7분 10초를 소화하며

 1.2점 0.9리바운드 0.3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이런 그가 이날은 평소보다 약 3배에 가까운 시간을 소화해냈다.

전희철 감독은 그를 믿고 있는듯했다. 또 이현석은 

그 믿음에 보답하며 높은 효율성과 생산성을 자랑했다.

 워니 다음으로 가장 높은 +12라는 코트 득실 마진이 이를 증명해 보인다.

팀 최다 연승으로 가는 중요한 기로에서 이현석은 

코칭스태프들에게 행복한 고민을 안기는 활약을 펼쳤다. 

그 뒷배경엔 분명히 그의 철저한 준비와 피나는 노력이 존재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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