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후반기 두산 타선에 악바리 DNA를 주입한 베테랑 코치가 다시 2군으로 내려갔다. 무슨 사연일까.
두산 베어스는 지난달 19일 2022시즌 코칭스태프 보직 확정과 함께 작년 8월 2군으로 내려간
이도형(47) 코치를 다시 1군 타격코치로 임명했다. 동시에 잠시 1군 타격을 맡았던 이정훈(59)
코치를 2군 타격코치로 복귀시켰다. 지난해 후반기 두산 타선에 근성을 입히며
7년 연속 한국시리즈행에 공헌한 코치를 왜 1군에 남겨두지 않은 것일까.
작년 후반기 한때 8위까지 순위가 떨어진 두산은 분위기 쇄신 차 1군 타격코치를 이도형 코치에서
이정훈 퓨처스 코치로 교체했다. 변화는 적중했다. 특유의 악바리 DNA를 앞세워 두산 타자들의 끈기
및 집념을 부활시켰기 때문. 과거 북일고 감독 시절 제자였던 김인태,
강승호를 1대1 밀착 지도하며 이들의 가을 활약을 뒷받침하기도 했다.
1987년 빙그레에서 데뷔해 1997년 OB에서 커리어를 마감한 이 코치는 현역 시절 몸을
사리지 않는 독한 플레이를 펼치며 ‘악바리’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
결과 1987년 신인왕, 1991년과 1992년 두 시즌 연속 타격왕을 차지했다.
코치의 능력을 객관적으로 비교할 순 없지만 이정훈 코치의 1군행이 더그아웃 분위기를 바꾼 건 팩트였다.
작년 9월 김태형 감독은 “이도형 코치는 유한 스타일인 반면 이정훈 코치는 파이팅이
넘친다”며 “타격이 안 될 때 이도형 코치는 괜찮다고 조용히 격려하는 반면 이정훈 코치는 강하게 이야기한다.
물론 그렇다고 안타가 나오는 건 아니지만 선수에게 확신을 주는 부분이 있다.
분위기가 살아나는 느낌”이라고 두 코치의 차이를 설명한 바 있다.
그렇다면 올해는 왜 다시 이도형 코치에게 1군 타격을 맡긴 것일까.
최근 이천 두산베어스파크에서 만난 김 감독은 “원래 이도형 코치가 1군을 계속 맡았었다.
작년 후반기는 분위기 쇄신 차 코치를 바꾼 것이었다. 이도형 코치가
1군에서 선수들과 같이 하는 게 그림이 좋다”고 설명했다.
이정훈 코치는 두산 야구의 기반인 화수분 야구에 근성을 입히는 게 더 적합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김 감독은 “이정훈 코치도 작년에 1군 선수들에게 노하우를 많이 전수했지만 그래도 젊고 어린
선수들을 지도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다시 원래 상태로 돌아갔다고 보면 된다”고 전했다.
한편 두산은 1군 주루 파트에도 변화를 줬다. 유재신 코치의 1루 주루코치 선임과 함께 기존
1루를 맡았던 김주찬 코치가 3루로 이동했고, 3루 주루코치였던 고영민 코치는 수비 파트를 맡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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