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경남 거제 하청스포츠타운에 스프링캠프를 차렸다. 

날씨와 훈련시설, 숙소 등 여건이 좋아 2년 연속 같은 곳에서 캠프를 진행한다.

선수단도 만족도가 높다. 2번째 턴 첫날인 5일 타자들은 6개조로 나눠 티배팅과 피칭머신, 

배팅볼 타격 연습을 일사불란하게 진행했다. 거제 캠프가 처음인 이지풍 

트레이닝 코치는 "스프링캠프를 3개월 해도 좋을 것 같다"며 만족감을 보였고,

 지난 시즌 중반 이적한 이성곤은 "그간 국내 여러 숙소를 다 가봤는데 여기가 제일 좋은 것 같다"고 했다.

모든 게 만족스러운 스프링캠프에서 딱 하나 옥에 티는 사령탑의 부재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캠프 2회차가 시작된 5일 현재까지도 한국에 들어오지 못했다.

 지난달 중순 처음 외부에 알려진 여권 문제가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탓이다.

한화에 따르면 수베로 감독은 지난 시즌 뒤 기한이 만료된 여권을 갱신했고, 

발급 자체는 11월 말에 이미 완료됐다. 

그러나 베네수엘라의 불안정한 정세 탓에 각종 행정절차가 

늦어지면서 한국으로 여권 배송이 제때 이뤄지지 않았다. 

수베로 감독의 여권은 여전히 외교 행낭에 담긴채 창고에 있는 상황이다. 

현지에서 유명인사인 수베로 감독의 인맥까지 동원해 방법을 찾아봤지만, 

뾰족한 해결책은 나오지 않았다. 여권이 없이는 한국 입국도, 

국내에서 직업 활동도 불가능하다. 답답한 상황이다.

결국 한화는 수베로 감독의 캠프 초반 합류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대럴 케네디 코치에게 임시 감독대행을 맡겼다. 

지난해 수석코치로 캠프 준비과정부터 시즌 전체를 보좌한

 케네디 코치가 수베로 감독을 대신해 캠프를 지휘한다. 

아직까지는 기술훈련보다는 워밍업하는 과정이라 감독의 부재가 심각하게 느껴지진 않는다. 

하지만 본격적인 실전 모드로 돌입하는 시점에서도 감독이 없다면, 

시즌 준비에 큰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수베로 감독은 과연 언제쯤 캠프에 합류할 수 있을까. 

한화 관계자는 "우리로서는 어떻게 손쓸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면서도,

 최근 들려온 소식을 근거로 "여권 배송이 조만간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캠프 직전까지만 해도 여권 배송이 언제 이뤄질지 오리무중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한결 진전된 상황이다.

여권 배송이 이른 시일 내에 이뤄진다면 외부의 우려처럼 수베로 감독이 캠프를 아예 건너뛰거나, 

캠프 후반에나 합류하는 사태까지는 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화 관계자는 "여권이 한국에 도착하면 곧장 미국으로 발송한다.

 도착하는 데는 사흘 정도가 걸린다.

 수베로 감독은 미국 자택에서 여권을 받는 대로 바로 한국행 비행기에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에 들어오면 일주일간 코로나19 자가격리 기간을 가져야 한다. 

과거 의무격리 기간이 14일이었지만, 

최근 3차 접종자 대상 격리 기간이 단축되면서 일주일을 절약하게 됐다.

 1차 캠프 후반 합류가 최상의 시나리오, 2차 캠프 초반 합류가 차선이다.

그때까지는 지금처럼 감독 없는 캠프를 이어가야 한다. 한화 관계자는 "케네디 코치와 파트별 코치진,

 정민철 단장이 거의 매일 영상통화로 팀 상황과 훈련 스케쥴을 공유한다. 

아직 캠프 초반이라 특별한 사항은 없지만, 계속 소통하며 감독 부재를 최소화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분석 파트와 함께 단체 영상통화도 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