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첫 결승전서 최유리·지소연 연속골로 전반 앞서
후반 급격한 체력 저하로 중국에 3골 허용 ‘아쉬운 준우승’
첫 아시아 정상 도전은 쉽지 않았다. ‘졌지만 잘 싸웠다’로는 표현할 수 없는 아쉬움이 큰 패배였다.
한국 여자축구가 2골 차 리드를 지키지 못한 채 2022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준우승했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6일 인도 나비 뭄바이의 D.Y. 파틸 스타디움에서
열린 중국과의 대회 결승전에서 전반 최유리(현대제철), 지소연(첼시)의 연속골로 리드를
잡았지만 후반 연이은 3실점으로 역전을 허용했다. 1975년 시작한 여자 아시안컵에
1991년부터 출전한 한국은 이번 대회 처음으로 결승 진출을 이뤄냈으나 아쉽게 우승에는 실패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 일본(13위)과 1-1로 비기고, 8강에선
호주(11위)를 1-0으로 꺾으면서 2003년 기록한 역대 최고 순위 3위를 넘어섰다.
중국과의 결승전 초반에는 상대의 공세에 다소 고전했다. 체격적인 우세와 테크닉을 앞세운
중국의 공격에 밀렸다. 한국은 전반 15분에야 첫 슈팅을 기록했다.
이금민이 먼 거리에서 다소 무모한 왼발 중거리 슈팅을 때렸는데, 이게 반격의 신호탄이 됐다.
한국은 전반 중반을 넘어서면서 유기적인 패스 흐름이 살아났다. 중원에서의 패스 게임에 활기가
생기면서 볼 점유율이 높아졌다. 그 흐름이 전반 26분 선제골로 이어졌다. 김혜리가 상대 패스를
차단한 뒤 공격을 전개한 한국은 몇 번의 패스로 오른쪽으로 뛰어들던 이금민에게 볼이 연결됐다.
이금민은 골문 정면으로 쇄도하는 최유리를 보고 깔끔하게 크로스를 연결했고,
최유리가 실수 없이 마무리했다. 최유리의 대회 첫 골이었다.
기세를 올린 한국은 4분 뒤 프리킥 상황에서도 임선주가 감각적인 헤딩으로 골문을 노렸으나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한국은 주도권을 이어갔다. 전반 내내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준 이금민이 전반 43분 페널티박스
왼쪽으로 깊이 파고들면서 페널티킥까지 유도했다. 주심은 비디오판독(VAR) 끝에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지소연이 왼쪽 구석을 뚫어내면서 추가골을 넣었다. 지소연의 대회 5호골이었다.
그러나 대표팀은 후반전에 눈에 띄게 움직임이 느려지면서 주도권을 지켜내지 못했다.
후반 23분 페널티킥으로, 3분 뒤에는 오른쪽 크로스에 이은 헤딩골로 동점을 허용했다.
오른쪽 측면에서 수비수 둘이 허무하게 뚫리고 말았다. 후반 추가시간에 수비 뒷공간으로
파고드는 공격수 샤오 유위를 막지 못하며 결국 역전 결승골까지 내줬다.
중국은 지난 2006년 호주 대회 이후 16년 만에 아시아 왕좌에 복귀했다. 대회 9번째 우승이다.
비록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한국 여자축구는 9월에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내년 호주·뉴질랜드가
공동 개최하는 여자 월드컵을 앞두고 자신감을 키웠다. 아시아 ‘3강’으로 평가받는 일본, 호주,
중국과 대등하게 경기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더 크다. 3회 연속 동메달을 기록 중인 아시안게임에서는 첫 우승,
3회 연속 출전하는 월드컵 무대에서도 16강(2015년 캐나다 대회)을 넘는 최고 성적을 노려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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