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중계 토쟁이TV - 42세 엄마센터 정대영 블로킹 감각은 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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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쟁이티비 0 713 2022.02.08 09:42

[프로배구] 불혹의 나이에도 블로킹 3위에 올라 있는 V리그 최고령 선수


이번 시즌 V리그 여자부는 27경기에서 26승을 기록한 현대건설 힐스테이트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12연승으로 시즌을 시작했던 현대건설은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에 의해 한 차례 연승이 끊어졌지만 

다시 파죽의 14연승을 달리며 2009-2010 시즌 GS칼텍스가 기록했던 V리그 역대 최다연승 기록과 타이를 만들었다. 

이제 현대건설은 오는 9일 도로공사전에서 승리하면 여자부 역대 최강팀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


현대건설은 부문별 순위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성적을 올리고 있다. 현대건설은 팀 득점(2381)은 

물론 공격성공률(42.67%)과 서브(세트당 1.48개)에서 모두 1위를 달리고 있다. 득점 4위(581점)와 

공격성공률 2위(43.39%)에 올라 있는 야스민 베다르트를 중심으로 양효진이 국내선수 중 독보적인 

득점 1위(445점, 전체 7위)를 달리고 있다. 여기에 이번 시즌 '조커'로 활약하는 정지윤도 

44.9%의 공격성공률로 '게임체인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하지만 양효진과 이다현이라는 최강 센터진을 보유한 현대건설도 팀 블로킹 부문에서는 선두가 

아닌 2위에 올라 있다. 도로공사가 세트당 2.75개의 블로킹을 잡아내며 현대건설(세트당 2.56개)에 

0.19개 차이로 앞서 있기 때문이다. 한 가지 재미 있는 사실은 '배구도사' 배유나와 191cm의 켈시 페인, 

187cm의 박정아를 제치고 도로공사에서 가장 많은 블로킹을 잡아내는 선수가 바로 올해 

42세가 된 V리그 최고령 선수 정대영이라는 점이다.


원년 MVP-2008 챔프전 MVP에 빛나는 최고센터


1999년 현대건설에 입단한 정대영은 현재 V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 중에서 신인 드래프트를 

거치지 않은 유일한 선수다. 정대영의 입단 동기가 현재 KBS N 스포츠 해설위원 한유미라는 점을 

고려하면 정대영이 얼마나 오래 전부터 성인배구 무대에서 활약했는지 알 수 있다. 정대영은 입단 초기부터

 현대건설의 주전으로 활약하며 장소연(SBS 스포츠 해설위원)과 강혜미, 

구민정과 함께 현대건설의 슈퍼리그 5관왕을 이끌었다.


프로 원년이었던 2005년 V리그는 그야말로 정대영의 독무대였다. 정대영은 정규리그 16경기에 

출전해 득점(319점)과 블로킹(세트당0.76개), 속공(51.90%) 부문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하며

V리그 초대 MVP에 선정됐다. 심지어 정대영은 프로 원년에 후위공격에 참여하기 위해 후위에 나가도 

리베로와 교체되지 않았는데 54.43%의 리시브효율을 기록하며 센터임에도 수비상까지 휩쓰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2005년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김연경이라는 '사기유닛'이 등장하면서 V리그 여자부의

 무게중심은 한 쪽으로 크게 기울고 말았다. 정대영이 이끄는 현대건설은 2006-2007 시즌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했지만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에게 패하며 준우승을 기록했다. 2006-2007 시즌이 끝나고 

처음 FA자격을 얻은 정대영은 이숙자 세터(KBS N 스포츠 해설위원)와 함께 GS칼텍스로 이적했다.


정대영은 GS칼텍스로 이적하자마자 2007-2008 시즌 챔프전에 진출해 3연패를 노리던 흥국생명을 

3승 1패로 꺾으며 프로 출범 후 첫 챔프전 우승을 차지했다. 그리고 센터임에도 챔프전에서 평균 

18.5득점을 기록하며 GS칼텍스의 우승을 이끈 정대영은 챔프전 MVP에 선정됐다. 2008-2009 시즌 

GS의 준우승을 이끈 후 아이를 갖게 된 정대영은 여자배구 선수 최초로 출산 휴가를 받아 한 시즌을 통째로 쉬었다.


정대영은 딸 보민양을 출산한 후 코트에 복귀해 2012년 런던올림픽 4강 멤버로 활약했고 2013-2014

 시즌에는 GS 이적 후 두 번째 챔프전 우승을 달성했다. 하지만 GS칼텍스는 두 번째 우승 후 

정대영과 한송이(KGC인삼공사), 나현정 등 팀의 핵심 선수 3명이 동시에 FA자격을 얻었고 

아무래도 30대 중반에 접어든 정대영은 후순위로 밀릴 수밖에 없었다. 

결국 정대영은 2014년 5월 도로공사와 FA 계약을 체결하며 또 한 번 이적을 선택했다.


공격력 떨어졌지만 탁월한 블로킹 감각은 여전


3번째 팀으로 옮겼어도 정대영의 실력은 여전했다. 함께 도로공사 유니폼을 입은 이효희 

세터(도로공사 코치)와 호흡을 맞춘 정대영은 이적 첫 시즌 도로공사를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끌었고 2016년에는 GS칼텍스에서 10년 동안 한솥밥을 먹었던 배유나가 합류하면서 막강한 센터콤비를 구축했다.

 그리고 도로공사가 2017년 FA시장에서 '클러치박' 박정아를 영입하면서 

정대영은 2017-2018 시즌 프로 출범 후 세 번째 우승컵을 차지했다.


정대영은 어느덧 30대 후반을 넘어 불혹을 향해가고 있었지만 매 시즌 블로킹과 속공, 이동공격 부문에서

 상위권을 차지하며 리그 정상급 센터의 자리를 꾸준히 지켰다. 한유미와 이효희, 김세영 등 동년배 선수들이 하나, 

둘씩 현역 생활을 마감할 때도 정대영은 도로공사와 꾸준히  재계약하며 현역생활을 이어갔다. 

정대영은 이번 시즌에도 총액 1억 5000만 원에 계약하며 8시즌째 도로공사에서 활약하게 됐다.


하지만 이번 시즌 정대영의 활약은 예년만 못한 게 사실이다. 특히 센터가 가져야 할 최고의 경쟁무기인 

속공 부문에서 35.90%로 12위에 머물러 있다. 그나마 이동공격 부문에서는 42.31%의 성공률로 

4위에 올라 있지만 시도횟수가 26회에 불과하다. 정대영의 이동공격은 107회 시도의 김수지(IBK기업은행 알토스)나

 81회 시도의 이주아(흥국생명) 등 이동공격을 주무기로 쓰는 선수들과는 비교하기 힘들 만큼 적다.


그럼에도 정대영이 여전히 팀 블로킹 전체 1위팀 도로공사에서 붙박이 주전센터로 활약할 수 

있는 비결은 전성기 때와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는 탁월한 블로킹 감각 덕분이다.

운동능력이 아닌 정확한 타이밍으로 블로킹을 잡아내는 정대영은

 지난 시즌 블로킹 2위에 이어 이번 시즌에도 세트당 

0.75개로 블로킹 부문 3위를 달리고 있다. 정대영은 지난 5일 흥국생명전에서도 양 

팀 합쳐 가장 많은 5개의 블로킹을 기록했다.


사실 도로공사의 센터 세대교체에 대한 고민은 하루, 이틀 된 문제가 아니다. 

도로공사는 작년 신인 드래프트에서도 전체 4순위로 중앙여고의 중앙공격수 이예담을 지명했고

 은퇴했던 하유정을 현역에 복귀시켰다. 하지만 아직 리그 전체에서 세 번째로 많은 블로킹을 

잡아내고 있는 정대영의 자리를 넘볼 만한 후배센터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42세 엄마센터'이자 

현역 최고령 선수 정대영이 팀 블로킹 1위 도로공사의 주전센터로 활약하고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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