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골프의 개척자 최경주(52)는 3년째 미국에서
최경주 재단 주니어 골프 꿈나무 캠프를 열었다.
지난달 6일 시작한 올해 꿈나무 캠프는 지난 6일 끝났다.
예년보다 열흘가량 기간이 줄었지만, 밀도와 훈련 수준은 오히려 높았다는 평가다.
최경주 꿈나무 동계 캠프는 원래 중국에서 했다. 최경주가 늘 겨울
훈련을 중국에서 했기에 자연스럽게 꿈나무 주니어 캠프를 겸했다.
그러나 지난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중국에서 확산하면서 중국 캠프는 열 수 없게 됐다.
고심 끝에 겨울 캠프를 미국으로 옮기기로 했다.
따로 숙식할 장소를 구하려면 비용도 만만치 않고, 물색하는데 시간도
촉박해 최경주는 미국 텍사스주 포트워스의 자택을 캠프로 정했다.
3년째 최경주가 미국 자택에서 10명이 넘는 꿈나무 선수들을 먹이고 재우게 된 사연이다.
체격이 크고 한창 먹성이 좋은 10대 선수들에게 매일 아침, 저녁
두 끼 밥을 해주고, 편하게 재우는 일은 쉬운 일은 아니었다.
최경주는 "아내가 음식 만드는 솜씨가 좋아서인지 다들 잘 먹더라"면서
"나와 아내는 남을 돕는 일을 힘들다기보다는 기쁨으로 아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최경주 꿈나무 캠프가 남다른 점은 '클레이샷'과 인성 교육이다.
클레이샷은 최경주가 고안한 독특한 아이언샷 훈련법이다.
잔디나 매트가 아닌 다진 진흙 위에서 아이언샷을 연습한다.
테니스 클레이 코트 위에서 아이언을 치는 셈이다.
"잔디나 매트와 달리 클레이에서는 임팩트가 아주 정확해야
공이 제대로 나간다"고 최경주는 설명했다.
꿈나무 선수 훈련장인 워터스 크리크 컨트리클럽 연습장 귀퉁이에
자비를 들여 클레이샷 연습장을 따로 만들었다.
맨땅 샷에 클럽이 빨리 닳는 부작용이 있지만, 던롭 스포츠코리아가
기부한 스릭슨 아이언 10세트로 해결했다.
인성 교육은 최경주가 오랫동안 공을 들였다.
그는 "골프만 잘 쳐서는 좋은 선수가 될 수 없다. 학업과 인성이 빠진 주니어
골프 교육은 반쪽 선수만 만들 뿐"이라고 강조한다.
올해 캠프에서는 조벽 고려대 석좌교수 부부가 공동소장을 맡은
HD행복연구소의 도움을 받아 밀도를 높였다.
일기 쓰기를 비롯한 자기 성찰, 토론 등 마음 훈련을 매일 저녁 빠지지 않고 진행했다.
꿈나무 선수들은 자신감과 자존감이 다 함께 높아졌고, 무엇보다 남을 배려하고 서로 돕는
협동심과 궂은일도 먼저 나서는 솔선수범을 빠르게 체득했다.
최경주 부인인 김현정 최경주 재단 이사는 "한 달 만에 아이가 너무 달라졌다는
선수 부모님들의 감사 인사를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최경주는 내년에도 꿈나무 동계 캠프를 미국 자택에 차릴 예정이다.
최경주는 "최경주 꿈나무 출신들이 골프뿐 아니라 학업 성적도 중요하게 여기는 미국 대학에 진학해
누구한테나 존경받는 사람으로 성장하는 게 내 꿈"이라고 말했다.
2007년 시작한 최경주 재단 꿈나무 출신 선수는 벌써 100명을 훌쩍 넘었다.
작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를 석권한 박민지(24)와 2019년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신인왕 이재경(23)도 최경주 꿈나무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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