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켈레톤에 출전하는 선수들의 헬멧은 화려한 디자인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국가를 대표하는 상징색이 들어가기도 하고, 어느 순간부터는 자신의 개성을 

나타내는 이미지를 담아 기싸움 의미도 더해진 패션 아이템이다.

한국 스켈레톤 대표 윤성빈(강원도청)은 ‘아이언맨’ 헬멧이 트레이드 마크다.

 자신의 별명인 ‘아이언맨’을 그대로 헬멧에 옮겨 담았다. 

2018년 평창 대회에서 아시아 선수로 처음 금메달을 딸 때도 ‘아이언맨’ 헬멧이 크게 화제가 됐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상에서 팬들도 가장 멋있다고 인정하는 헬멧이다.

그런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켈레톤에 출전한 윤성빈은 10일 중국 베이징 옌칭의 국립 

슬라이딩 센터에서 열린 대회 1·2차 예선 스타트라인에서 다른 헬멧을 쓰고 경기를 치렀다. 

평범한 검은색 유광 헬멧이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규정 때문이었다. 

봅슬레이·스켈레톤 대표팀 관계자는 “IOC는 올림픽과 관련 없는 상표나 로고, 

회사 디자인 등 상징적인 표식이 경기장에서 노출되는 것을 금지한다”고 했다. 

“4년 전엔 윤성빈이 ‘홈 플레이어’였기 때문에 예외로 인정한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윤성빈은 전날까지 치러진 공식 훈련 주행에서도 ‘아이언맨’ 헬멧을 썼다.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긴 슬럼프에 빠진 윤성빈에겐 무려 8년간 

써왔던 ‘아이언맨’ 헬멧을 급작스럽게 벗는 것도 그리 달가운 일은 아니다.

 윤성빈은 1·2차 시기 합계 2분02초43을 기록, 

25명의 선수 중 12위에 자리했다. 메달권 진입이 쉽지 않은 성적이다.

경기를 마친 윤성빈은 “일단 실수를 너무 많이 해서 아쉽다”면서 “기적을 바라지는 않았지만, 

준비한 것을 잘 마무리했으면 하는 바람이었는데, 그마저도 잘 안 됐다”고 했다. 

그는 또 “주행에 더 신경 쓰려고 했는데 아쉽다. 

트랙 밑 구간(중후반부)에서 실수해 감속이 많이 됐다”고 아쉬운 지점을 곱집었다.

윤성빈은 급작스럽게 대회를 앞두고 못쓰게 된 헬멧에 대해서도 “경기력과는 상관이 없는데, 

쓰던 것을 못 쓴다고 하니까 기분이 좋을 수는 없었다.

 8년 만에 아이언맨 헬멧을 못 썼다. 어색했다”고 밝혔다.

처음으로 올림픽 무대에 선 정승기(가톨릭관동대)는 

윤성빈 보다 조금 빠른 1·2차 시기 합계 2분02초22를 기록, 

10위에 랭크됐다. 둘은 11일 3·4차 시기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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