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에서 지난 2년간 천국과 지옥을 오간 팀을 꼽으면 단연코 NC 다이노스다. 

NC는 2020년 창단 첫 통합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하지만 2021년에는 정규 시즌 7위로 포스트시즌 

진출조차 실패했다. 시즌을 앞두고는 전년도 우승팀으로서 2년 연속 통합 우승 도전이 

가능하다는 전망이 제기되었으나 참혹하게 몰락했다. 

NC의 몰락 이유 중 첫손에 꼽히는 것은 이른바 '코로나 술판'이다. 박석민, 박민우, 이명기, 권희동이 방역 

수칙을 위반하고 외부인을 원정 숙소에 불러 새벽까지 술판을 벌였다. 

이들은 KBO(한국야구위원회)는 물론 NC 구단의 자체 징계도 받았다. 

그 사건으로 NC는 구단 수뇌부가 줄줄이 옷을 벗었고 팀 분위기는 뒤숭숭해졌다. 주전 야수들인 

이들의 공백은 팀의 경기력 측면에서도 치명적이었다. 대신 젊은 야수들이 등용되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한계를 드러내며 가을야구 경쟁에서 탈락했다. 

NC의 또 다른 몰락 이유는 좌완 에이스 '송골매' 구창모의 부상이다. 고질적인 왼팔 전완부 피로 골절로 

인해 1군과 2군을 통틀어 단 한 경기도 등판하지 못했다. 초반만 해도 그의 복귀가 시즌 중 가능할 것이라는 

낙관론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복귀는 하염없이 늦춰졌고 7월에 왼팔 

수술(왼쪽 척골 피로골절 판고정술)을 받아 시즌 아웃되었다. 

부질없는 가정이지만 정상적인 몸 상태의 구창모가 도쿄 올림픽 대표팀에 승선했다면 한국

 야구는 6개 팀 중 4위로 노메달에 그치는 수모를 당하지 않을 수도 있었다.

당시 대표팀은 고졸 신인 좌완 투수 이의리(KIA), 김진욱(롯데)을 

승선시킬 정도로 좌완 부재에 시달렸었다. 

대형 선발 투수인 구창모가 건재했다면 대표팀 마운드의 질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었다. 그의 빈자리가 아쉬운 것은 NC뿐만이 아니었다. 

구창모의 가치는 2020년에 입증된 바 있다. 구창모는 부상으로 인해 8월부터 10월 중순까지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하지만 9승 무패 1홀드 평균자책점 1.74 피OPS(피출루율+피장타율) 0.498로 

압도적이었다. 9이닝당 평균 탈삼진은 9.84로 매 이닝 1개 이상 꼴로 삼진을 솎아냈다.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를 나타내는 WAR(케이비리포트 기준)은 4.27로 높았다. 고작 15경기에서 

107이닝을 던져 풀타임 소화에 실패했음을 감안하면 많지 않은 등판에서 얼마나 뛰어난 투구 내용을 선보였는지

 드러난다. 그는 한국시리즈에도 2경기에 등판해 1승 1패 평균자책점 1.38로 우승에 공헌하며 첫 우승 반지를 획득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NC는 프랜차이즈 스타 나성범이 FA 자격을 취득해 6년 총액 150억 원으로 KIA 타이거즈로 이적했다. 

하지만 외부 FA 박건우(6년 총액 100억 원)와 손아섭(4년 총액 64억 원)의 영입에 성공해 타선은 오히려 강해졌다는 평가다.

 그러나 마운드는 삼성 라이온즈와의 2:1 트레이드를 통해 데려온 사이드암 불펜 요원 

심창민 외에는 보강이 없다. 건강한 구창모의 복귀가 절실한 이유다. 

하지만 구창모는 개막 엔트리 합류가 불발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 재활 중인 그는 마산야구장에서 펼쳐지는 

NC의 1군 스프링캠프에 포함되지 못했다. 올해도 풀타임 선발 로테이션 소화는 사실상 어려워진 셈이다. 

부상 전 리그 최고 투수의 면모를 보였던 구창모가 건강한 몸으로 복귀해 그의 별명인 

송골매처럼 압도적인 에이스로 비상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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