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 FA 시장이 과열되며 100억대 FA도 여러 명 나왔다. LG 트윈스와 2년 총액 4억 원에

 FA 계약을 한 베테랑 포수 허도환(38)의 계약은 그들과 비교하면 소박하지만, 허도환에게는 의미있는 계약이었다.

계약 직후 허도환은 “나이 많은 최고참인데, 타팀으로 FA 이적을 한 것은

 선수로서 가치를 인정 받은 거 같아 기분 좋다”고 말했다.

12일 이천 LG챔피언스파크에서 만난 허도환은 새로운 팀의 적응에 대해 “재미있다. 

야구 하면서 처음 느껴보는 기분도 있다. 이전에는 2차 드래프트, 트레이드로 팀을 옮겼는데, 

FA로 오니까 기분도 남다르고 주위 얘기도 다르고 기분이 좋더라”고 말했다. 

이어 “나를 필요로 하는 느낌, 더 잘해야겠다는 책임감도 생긴다”고 덧붙였다.

2007년 두산 베어스에 육성선수로 입단한 허도환은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한화 이글스, 

SK 와이번스(현 SSG), KT 위즈를 거쳐 LG 유니폼을 입게 됐다. 

LG는 6번째 팀, 수도권에 있는 프로야구단에서 모두 뛰게 됐다.

LG가 6번째 팀이다. 허도환은 "예전에는 어려서 눈치를 봤는데, 이제 최고참이라 어린 선수들이 먼저 

다가와 말도 걸어준다. 현수나 지환이, 민성이, 건창이도 다 알던 선수라 잘 챙겨준다.

 (넥센에서 함께 한) 민성이, 건창이랑 친하다. 지환이는 주장이라 더 챙겨주고, 적응에 문제없다”고 말했다.

주전 포수 유강남의 뒤에서 백업 포수 역할이다. 유강남은 10개 구단 포수 중 출장 이닝이 가장 많다.

 허도환은 “출장하면 팀이 이기려고 하고,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도록 하겠다. 

내가 도움이 돼 팀이 이기면 기분 좋고, 나로 인해 팀도 좋고 팬들도 좋아할 것이다”며 “팀이 이기는 

것이 우선이다. 개인 기록적인 부분은 생각하지 않는다”고 원팀 정신을 드러냈다.

허도환은 SK와 KT에서 한국시리즈 우승을 2차례 경험했다. 한국시리즈 우승이 숙원인 

LG와 선수들에게 경험과 노하우 공유도 기대된다. 그는 “LG에 잘 하는 선수들이 많다. 

개개인이 출중해서 합심해서 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다. 내가 특별하게 경험을 공유할 

처지는 아니고, 선수들과 같이 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2번 했는데, 한국시리즈에서 타격 기록은 없다. 그는 “2014년 넥센에서 처음 

한국시리즈에 나갔을 때 2경기 수비로만 나갔다. 지금까지 한국시리즈 타격 기록은 없다”고 정확한 기억을 떠올렸다.

2018년 SK에서 우승할 때도 수비로만 1경기 출장했다. 지난해 KT에서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포함됐지만, 4경기 만에 끝나면서 출장 기회는 없었다.

LG가 한국시리즈에 진출하고, 허도환이 지난 시즌처럼 타석에서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준다면 한국시리즈 첫 타석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지난해 허도환은 타율 2할7푼6리(105타수 29안타)를 기록하며 21타점을 올렸다.

 특히 득점권 타율은 3할9푼3리(28타수 11안타, 17타점)으로 좋았다.

허도환은 “이강철 감독님이 찬스에서 나를 안 빼서 그런 좋은 결과가 나왔다.

 이전에는 찬스 상황이면 모두 대타로 교체됐다. 작년에 감독님과 김강 타격코치가 자신감을 심어주고

 믿어준 덕분에 타석에 나가서 재미있게 쳤던 것이 좋은 결과로 나왔다”고 고마움을 표현했다.

이어 “앞으로 선수 생활이 2년(혹은 3년) 남았는데 스트레스 받지 않고 재미있게 야구하면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

 못 치더라도 웃고(팀이 지고 있으면 안 웃지만) 다른 선수가 치겠지 생각하면서 임했다”고 내려놓는 법을 말했다.

개인적인 목표는 없다고 했지만, 만약 LG에서 한국시리즈 기회가 온다면 첫 타격 기록도 가능할 것 같다는

 말에 허도환은 “타격 기회가 온다면 홈런 쳐야죠”라고 호탕하게 웃으며 “개인적인 바람이다.

 상황에 맞게끔 타격을 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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