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모해 보일 정도로 강조할 것이다."

김종국 감독이 올 시즌 KIA 타이거즈에 내건 화두는 '뛰는 야구'다.

출루율이 강조되는 시대에서 '스피드'는 필수 조건. 출루에 성공해도 상대 수비 움직임에 따라 한

 베이스를 더 갈 수 있느냐가 득점력에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 도루의 효용성에 대한 의문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으나, 

한 베이스를 더 가고 작전에 맞는 발을 갖춰야 한다는 것은 늘 강조됐던 부분이다.

 지난해 팀 도루 최소 부문에서 롯데 자이언츠(60개)에 이어 2위(73개)였고, 올해 최형우, 나성범, 황대인 

등 거포들에게 타선의 무게 중심이 쏠려 있는 KIA에게 '빠른 발'은 더욱 강조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김 감독이 추구하는 야구를 수행할 수 있는 선수는 누가 있을까. 

김 감독은 "박찬호, 김도영, 소크라테스, 고종욱이 있고, 나성범도 충분히 수행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팀 역량만 제대로 활용한다면 자신의 구상을 충분히 실현시킬 수 있는 조건을 강조하고 있다.

다만 이런 스피드가 9명의 타자 모두에게 통용될 수는 없는 법. 신체적 능력 뿐만 아니라 팀이 추구하는

 방향을 잘 이해할 수 있는 타자가 소위 '그린라이트'를 받고 결국 김 감독의 구상 선봉에 설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일단 연습경기, 시범경기에선 무모할 정도로 (뛰는 야구, 작전 야구를) 강조할 것이다. 

상대 송구 능력을 고려해야겠지만, 적극적으로 임할 것이고, 시즌 때도 그렇게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9명의 타자에게 모두 그린라이트를 줄 수 있느냐는 물음엔 "레드라이트도 있을 수 있지만, 일단은

 그렇게 할 것"이라며 "주루 코치들에게도 적극적으로 작전을 수행하도록 주문하고, 권한도 줄 것이다.

 그만큼 책임감이 무거워질 것"이라고 했다.

김 감독이 밝힌 대로 KIA는 구성 면에서 충분히 '스피드 업'을 이룰 수 있는 팀이다. 

박찬호, 고종욱은 이전부터 빠른 발로 주목 받던 선수고, 김도영은 아마 시절 '제2의 이종범'으로 불릴 

정도로 호타준족을 자랑했다. 소크라테스는 미국 시절 장타력에 의문 부호가 붙었지만, 빠른 발로 넓은 

수비 범위를 자랑하고, 베이스 작전 수행 능력도 좋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데뷔 후 5번이나 두 자릿수 도루를 

성공시켰던 나성범 역시 언제든 한 베이스 이상 뛸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 이번 스프링캠프를 통해 김 감독이

 이를 어떻게 조화 시키느냐에 따라 자신의 구상 실현 여부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