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선수들이 소중한 경험을 했다.

대한민국 여자농구 국가대표팀(이하 대표팀)은 13일(한국시간) 세르비아

 베오그라드 란코 제라비카 스포츠 홀에서 열린 2022 FIBA 여자농구 월드컵

 최종 예선 A조 경기에서 호주에 56-74로 졌다. 1승 2패로 예선을 마쳤다.

그러나 대표팀은 월드컵 티켓을 진작에 획득했다. 13일 새벽 브라질전에서 76-74로 이겼고,

 세르비아가 호주를 78-71로 이겼기 때문. 개최국 호주가 대회 자동 진출권을 갖고 있는 것 또한 한몫했다.

정선민 대표팀 감독은 브라질전 종료 후 “베스트 전력의 출전 시간이 이전 2경기에서 길었다. 

호주전에서는 그 동안 많이 뛰지 못했던 선수들을 중점적으로 

기용하겠다”며 호주전 선수 운영 계획을 밝혔다.

정선민 대표팀 감독이 이야기했던 대로, 대표팀은 100%의 전력으로 호주전을 시작하지 않았다. 

하지만 박혜진(178cm, G)과 김단비(180cm, F), 강이슬(180cm, F)과

 배혜윤(182cm, C) 등 주축 자원이 코트에 나선 상태.

그러나 이들 모두 많은 시간을 소화했다. 다들 휴식을 필요로 했다. 정선민 대표팀 감독도 이를 알고 있었다.

 선수들을 자주 교체했다. 윤예빈(180cm, G)과 박지현(183cm, G), 최이샘(182cm, C) 등이 투입됐다.

하지만 이들 모두 세르비아전과 브라질전에 어느 정도 땀을 흘렸다. 이소희(171cm, G)와

 허예은(165cm, G), 이해란(181cm, C) 등 성인대표팀에 처음 합류한 선수들의

 투입이 필요했다. 한국 여자농구의 미래를 위해 필요한 작업이기도 했다.

3명의 선수 모두 세르비아전과 브라질전에 한 번도 나서지 않았다. 그리고 호주전.

 이해란이 가장 먼저 코트를 밟았다. 1쿼터 종료 43.5초 전 교체 투입된 것.

WKBL에서 뛴 적 있는 앨래나 스미스(190cm, F)와 매치업됐다. 호주 선수들의 힘과 노련한 

플레이에 애를 먹었지만, 삼성생명에서처럼 빠르고 활발한 움직임에 패기를 보여줬다.

그런 이해란에게 지원군이 생겼다. 이소희와 허예은이 2쿼터 시작 2분 15초 만에

 코트로 들어온 것. 3명이 한 코트에서 성인대표팀 데뷔전을 치르게 됐다.

사실 3명 모두 부족한 게 많았다. 공수 이해도와 스피드, 힘 모두 호주 선수들보다

 부족했고, 대표팀 경험 역시 미천했다. 앞선 수비와 박스 아웃, 돌파 동작과 패스 모두

그러나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세계적인 선수들의 플레이를 부딪힌다는 게 중요했다. 

정선민 대표팀 감독도 이를 알기에 “키가 작으면 몸을 대서 박스 아웃을 해야, 상대가 위에서 걷어가지 못한다.

 공격할 때 빠르게 밀고, 넓게 공간 활용을 해라. 조금 더 정확하게 하려고 해라. 

충분히 할 수 있다”며 ‘기본’을 강조함과 동시에,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허예은이 먼저 적응한 듯했다. 여유롭게 볼을 운반하고, 호주 선수들의 운동 능력과 경기 템포에 녹아들었다. 

2쿼터 종료 2분 43초 전 자유투 라인 부근에서 드리블 점퍼 성공. 성인대표팀 합류 후 첫 득점을 기록했다.

속공 전개에 이은 노룩 패스로 진안(181cm, C)의 자유투를 이끌었다. 2쿼터 마지막 공격에서는 

헤지테이션에 이은 왼쪽 돌파와 과감한 플로터로 정선민 대표팀 감독의 박수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허예은과 이해란은 3쿼터 스타팅 라인업에 포함됐다. 이해란은 낮은 자세를 이용한 돌파와 한 

박자 빠른 왼손 레이업으로 성인대표팀 데뷔 첫 득점. 허예은은 볼 핸들러를 끝까지 따라가는 수비로 호주

 스크리너의 오펜스 파울을 이끌었다. 두 선수의 패기가 분위기 상승에 조금이나마 힘을 실었다.

허예은의 패기가 돋보였다. 3쿼터 종료 2분 14초 전 3점 라인과 한참 떨어진 곳에서 3점을 던졌다. 

안정된 밸런스로 던진 슛은 림을 관통. 언니들의 환호를 이끌었다.

그리고 이소희가 3쿼터 종료 1분 57초 전 다시 코트로 들어갔다. 허예은과 함께 존 프레스와 지역방어의 앞선에 섰다. 

넓고 빠르게 움직인 이소희는 호주 앞선의 볼 흐름을 최대한 저지했다. 호주의 상승세를 조금이나마 막았다.

허예은과 이소희, 이해란이 4쿼터에도 함께 나갔다. 어린 선수들인만큼, 스피드와 활동량을 보여줬다.

 대표팀이 이전보다 더 빠른 페이스를 보인 이유였다.

이소희도 4쿼터 시작 3분 5초 만에 성인대표팀 첫 득점을 신고했다. 

허예은과 함께 호주 턴오버를 유도한 후, 속공에 참가해 허예은의 패스를 마무리한 것. 

이로 인해, 성인대표팀에 합류한 3명의 선수 모두 A매치 데뷔전에서 첫 득점을 만들었다.

첫 득점을 맛본 이소희가 더 큰 자신감을 보였다. 경기 종료 4분 3초 전 59-74로 추격하는 3점을 성공했다. 

호주의 타임 아웃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3명의 선수 모두 아무 성과 없이 경기를 마치지 않았다.

물론, 3명의 선수들은 호주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호주와의 차이도 느꼈다. 

그러나 그걸 체감했다는 게 중요하다. 국제 경쟁력을 피부로 느꼈다는 건,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생겼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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