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의 훈련 장면을 담는 일은 2022베이징동계올림픽을 취재하기 위해 각국에서 모인 기자들의 주요 일정 중 하나다.

 실전을 앞둔 선수들의 컨디션을 파악하고, 준비과정을 지켜보는 것은 취재진에게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주요 업무다. 

인기가 높은 종목일수록 훈련을 취재하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대표적 종목이 피겨스케이팅이다. 피겨 전 종목은 쇼트트랙 경기도 펼쳐지는 베이징캐피털실내빙상장에서 열린다.

 이곳이 메인링크다. 메인링크의 공식훈련은 실전무대의 빙질을 점검하는 과정이라 선수들로선 매우 중요하다.

문제는 ‘트레이닝 홀’로 불리는 보조링크에서 훈련이 진행되는 경우다. 대부분의 훈련은 보조 링크에서 진행된다. 

그런데 피겨의 경우 보조링크의 수용인원이 40여명에 불과하다. 메인링크에서 도보로 5분이면 이동할 거리인데도 ‘폐쇄루프’를 

적용하는 까닭에 또 하나의 관문을 거쳐야 한다. 취재진 사이에서 ‘코끼리버스’로 불리는 이동수단을 타지 않으면 진입 자체가 불가능하다. 

코끼리버스의 최대 탑승인원은 불과 9명이다. 방역택시는 진입이 불가능하다.

그러다 보니 남자 싱글의 하뉴 유즈루(일본), 여자 싱글의 카밀라 발리예바(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와 같은 슈퍼스타가 등장하는 

날이면 보조링크 진입 난이도는 상상을 초월한다.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을 하루 앞둔 7일에는 하뉴의 입국 후 첫 훈련을 보기 위한

 일본 취재진으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스포츠중재재판소(CAS)가 도핑테스트에서 양성 반응이 나온 여자 싱글 금메달 유력 후보 

발리예바의 쇼트프로그램(15일) 출전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힌 14일에도 각국 취재진이 보조링크에 몰렸다.

그러다 보니 이른 시간부터 움직이지 않으면 피겨 보조링크를 구경하는 것조차 어렵다. 더욱이 보조링크는 메인링크와 달리 

전원과 인터넷 공급도 원활하지 않아 장시간 머물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 도보로 이동 가능한 거리를 반드시 코끼리버스를 통해 

움직여야 하니 자칫하면 동선이 꼬이는 최악의 상황을 겪을 수 있다.

쇼트트랙 훈련장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메인링크에서 매우 가까운 거리지만, 도보 이동은 불가능하다. 버스를 타야 한다. 

다행히 훈련장에서 메인링크로 이동하는 데는 큰 무리가 없다. 그러나 메인링크에서 훈련장으로 이동할 경우에는 

아예 경기장 외부의 큰 길로 나갔다가 돌아가야 한다.

쉽게 말하자면, 잠실야구장에서 잠실종합주경기장으로 이동하기 위해 주출입구를 빠져나갔다가 동남문으로 다시 들어오는 격이다. 

방역택시를 타고 진입할 수 있고, 인원 제한의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은 그나마 다행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차단하기 위한 폐쇄루프가 만들어낸 신기한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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