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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쟁이티비 0 558 2022.02.15 17:31

女 1500m 타이틀 방어 나선 최민정

16년만의 金 노리는 男 5000m 계주


결전을 하루 앞두고 훈련에 나선 쇼트트랙 국가대표 최민정(22)의 표정은 차분했다. 

경주 연습을 한 차례씩 마치고 난 사이마다 그는 팔짱을 끼거나 뒷짐을 진 채로 골똘히 상념에 잠겼다. 

동료들이 훈련을 마친 뒤에는 홀로 전력 질주를 하며 트랙을 갈랐다. 

스케이트 날이 얼음을 긁는 소리가 날카롭게 경기장에 울려 퍼졌다. 

그는 4년 전 따냈던 여자 1500m 왕관을 지켜야 한다.


쇼트트랙 대표팀은 한국시간으로 16일 오후 8시30분 중국 베이징 서우두(首都)체육관에서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여자 1500m와 남자 5000m 계주 경기를 치른다. 

2018 평창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최민정을 비롯해 김지유(22)와 이유빈(20)이 여자 1500m에,

 이번 대회 남자 1500m 금메달을 따낸 황대헌(22)과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 경기를 치를 노장 곽윤기(32), 

이준서(21) 김동욱(29) 박장혁(23) 중 4명이 남자 5000m 계주에 출전한다.


경기 전날인 15일 같은 장소에서 대표팀은 마지막 훈련을 했다. 

먼저 여자 3000m 계주에서 이미 은메달을 따낸 여자 선수들이 경기를 앞둔 남자 선수들의 상대가 되어줬다. 

이후 여자 선수들은 개인 경주 연습을, 남자 선수들은 계주 연습에 따로 몰두했다. 

자신들의 차례가 아닐 때는 서로 조언을 주고받는 등 훈련 분위기는 진지했다. 

선수들은 훈련 시간을 함께 배정받은 캐나다 선수들과 번갈아 연습했다. 

양국 선수들이 서로의 훈련을 눈여겨보는 등 긴장이 느껴졌다.


최민정은 훈련 뒤 취재진과 만나 “(감정이) 좀 달랐다.

 내일이면 제가 4년 준비한 것도 끝이 나기에 많은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내일 종목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

 다섯 종목 중 네 종목이 끝났으니 돌아보기도 하며 생각을 정리했다”고 설명했다. 

최민정은 전날 여자 선수들 훈련 일정이 없었음에도 홀로 개인훈련을 하는 등 열의를 불태웠다. 

그는 “1500m는 장거리기도 하고 마지막 종목인만큼 체력이 떨어지지 

않는 게 중요할 것 같아 개인 보강훈련을 했다”고 했다.


최민정에게 이번 경기는 의미가 남다르다. 이번 대회 여자 1000m와 3000m 

계주에서 이미 은메달을 땄지만 곧 치를 1500m는 본인의 주력 종목이다. 

메달을 딴다면 전이경 박승희 이승훈 등 쟁쟁한 대표팀 

선배들과 동계종목 올림픽 최다 메달 기록을 나란히 한다. 

그는 취재진 질문에 “(최다기록 가능성은) 몰랐다”며 놀란 뒤 “이번 대회에서 메달 자체가 

저에게 너무 소중하다는 걸 정말 많이 느꼈다”며 “1500m에서도 

최선을 다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 진심이다”라고 했다.


만만치는 않다. 이번 대회에서 연일 신기록 행진을 벌인 네덜란드 수잔 슐팅도 그중 하나다. 

최민정은 “대표팀을 7~8년 정도 하면서 경쟁상대는 계속 바뀌었다. 

경쟁한 모든 선수가 저를 더 발전시키고 성장하게 했다”며 “수잔 (슐팅) 선수도 그런 선수 같다. 

선의의 경쟁을 하며 저도 성장하고 수잔 선수도 성장하며 좋은 경기를 하고 싶다”고 했다.


평창올림픽 500m 금메달리스트인 이탈리아의 아리아나 폰타나, 

1000m의 슐팅이 모두 이번 대회 타이틀 방어에 성공한 데 대해 1500m 디펜딩챔피언으로서 부담도 있다.

 그는 “안 그래도 주변에서 얘기를 굉장히 많이 했다. 

저만 잘하면 되는 상황”이라고 웃으며 “할 수 있는 최대한을 보여주며 후회 없이 경기를 끝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선수들도 경기를 많이 치르다 보니 조금씩 지쳤지만, 

지쳐 보일 때마다 서로 ‘내일이면 이제 끝난다, 힘내자’고 얘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민정에 이어 취재진 앞에 선 황대헌 역시 담담한 표정이었다. 

그가 뛸 남자 계주 대표팀은 16년 만에 금메달을 노린다. 

그는 “성적보다는 우리가 준비하고 고생한 걸 이 

무대에서 후회 없이 한마음 한뜻으로 펼치자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게만 한다면 정말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다. 

그럼 성적은 알아서 따라올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계주를 앞둔 만큼 선수들은 선수촌에서도 최대한 붙어 다니며 경기 얘기에 몰두 중이다. 

황대헌은 “할 얘기가 너무 많다. 훨씬 더 모여있고 뭘 해도 다 같이 다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는 “어떤 선수는 이런 게 장점이라든지 단점이라는 얘기 등 경기 얘기를 주로

 한다”며 “개인전 준비할 때에 비해 그런 얘기를 하느라 자는 시간이 조금 늦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남자 1500m 금메달을 따내며 여태 한국 선수단의 유일한 

금메달리스트인 그는 2관왕 가능성이 남은 유일한 한국 선수이기도 하다. 

황대헌은 “그런 욕심보다는 우리 모두가 마지막에 웃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에 다 모여 어깨동무를 했을 때, ‘아 나는 후회 없었어’ 이런 말을 나눌 수 있는 경기가 됐으면 한다. 

그럼 성적은 따라온다”고 말했다. 말하던 도중 그는 감정이 북받친 듯 ‘울컥한다’며 잠시 말을 멈추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개최국 중국의 존재를 변수로 꼽는다. 중국은 실제로

 11일 준결승에서 꼴찌로 결승선을 통과하고도 어드벤티지를 받아 결승행을 확정했다. 

영상판독 결과 캐나다 선수와 스케이트 날이 부딪히기는 했지만 반칙이 선언되지 않은 상태에서 

어드벤티지가 나오는 건 쉽게 보기 힘들다. 그러나 황대헌은 “다른 팀도 정말 잘 탄다.

 딱히 중국에 초점을 두지 않고 있다”면서 “결승에 온 자체로 우리와 어깨를 

나란히 할 경쟁력 있는 팀들이기에 전체적으로 신경을 쓰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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